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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3/0002383734

상속받은 건물이 오랫동안 비어 있어도 구조가 살아 있으면 주택으로 봐야 한다는 국세청 심사결정이 나왔다. 싱크대가 없고 15년간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납세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둘러싼 이 결정은, 부동산 세제가 '실제 거주'가 아니라 '주택으로서의 물리적 가능성'을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차분히 흐름을 짚어 본다.

현황: 심사청구 기각, 무엇이 결정됐나

국세청은 아파트를 팔면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신고한 납세자 A씨의 심사청구를 기각했다(심사-양도-2025-0068, 2025.12.3. 결정).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 A씨는 2024년 7월 서울 아파트를 6억5000만 원에 팔고, 1세대 1주택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비과세 예정신고를 했다.
  • 매각 당시 A씨에게는 아버지로부터 2024년 1월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이 두 채 있었다. 서울 D아파트와 서울 F건물 4층이다.
  • 세법상 상속주택 특례를 적용하면 상속받은 주택 중 선순위 1채는 주택 수에서 빼 준다. 그러나 상속주택이 2채라면 나머지 1채는 여전히 주택 수에 포함된다.

결국 비과세 인정 여부는 'F건물 4층을 주택으로 볼 것인가'라는 단 하나의 쟁점으로 좁혀졌다. 그리고 그 한 채가 주택으로 판정되면서 비과세는 무너졌다.

핵심은 거주 사실이 아니라, 그 공간이 '주택의 형태와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지였다.

원인: '사실상 주거용'을 둘러싼 두 해석의 충돌

이 사건의 본질은 소득세법 제88조가 주택을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로 정의한다는 조문 해석의 차이다. 같은 문장을 납세자와 과세관청이 정반대로 읽었다.

납세자 측 논리: 기능 상실 = 주택 아님

A씨는 F건물 4층이 사실상 거주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구체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 1991년 건축허가를 받은 35년 된 건물로, 공부상 4층은 주택이지만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이다.
  • 싱크대와 취사시설이 폐기되고, 전기·수도·도시가스 시설이 훼손됐으며, 화장실 변기와 세면시설도 부식돼 폐기됐다고 했다.
  •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라 입주 수요가 없고, 약 15년간 공실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 인근 부동산중개업자 M의 사실확인서도 제출됐다. M은 임대 알선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주거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해 알선을 못 했다고 기재했다.
  • 2022년부터 2024년 8월까지 골동품상 K에게 연 120만 원에 갤러리로 임대한 이력이 있으나, 그마저도 엘리베이터가 없어 중단됐다고 했다.

A씨는 단순히 주거 가능성만으로 주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법 조항을 확장해석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여기서 '공부상 주택'이란 건축물대장 등 공적 장부에 용도가 주택으로 기재돼 있다는 의미다.

과세관청 측 논리: 수리하면 쓸 수 있다 = 주택

처분청(세무서)은 2025년 4월 1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반론의 근거를 제시했다.

  • 건물 외관은 지붕·벽체·기둥 등 기본 구조를 온전히 갖추고 있었다.
  • 1~3층에는 한의원·동물병원·국회의원 사무소가 정상 영업 중이었다.
  • 4층 내부도 방 3개, 거실, 주방, 화장실 2개의 구획이 분명했다.
  • 전등 스위치를 켜자 모두 정상 작동했으며, 수도꼭지 3개 중 2개가 정상 작동됐다.
  • 바닥과 천장에도 크게 훼손된 흔적이 없었다.

처분청은 "전기·주방·화장실 설비 등을 수리하면 언제든지 주택으로 사용 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즉, 일부 설비가 망가졌더라도 구조(뼈대)와 공간 구획이 유지되고 있으면, 회복 가능성을 근거로 주택으로 본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이 판단을 받아들여 심사청구를 기각했다.

전망: 정책 흐름 속 이 결정의 위치와 시사점

이 사안은 거시 금리나 환율 같은 변수보다, 부동산 세제 운용의 일관된 방향성 안에서 읽어야 한다.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주택 수 산정이 모든 것을 가르는 제도이고, 그 주택 수는 '실제 사는지'가 아니라 '주택으로 인정되는지'로 결정된다. 이번 결정은 그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향후 흐름과 관련해, 뉴스에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짚을 수 있다.

  • '방치=비주택'이라는 통념은 통하기 어렵다. 공실 기간(15년)이나 설비 훼손만으로는 주택성을 벗기기 어렵다는 판단 기준이 확인됐다. 단순 노후·미사용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현장 확인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 이번 사건에서도 2025년 4월 1일 현장 방문 결과(작동하는 전등·수도꼭지, 온전한 구획)가 판단의 중심에 섰다. 서류상 주장과 현장 상태가 어긋나면 현장이 우선할 공산이 크다.
  • 상속주택 2채 보유는 비과세 설계의 사각지대다. 선순위 1채만 주택 수에서 제외되므로, 나머지 1채의 주택성 여부가 전체 비과세를 좌우한다. 이 구조를 모르고 매각 타이밍을 잡으면 예정신고 단계에서 과세로 뒤집힐 수 있다.

다만 이는 개별 심사결정에 근거한 해석이며, 사실관계가 다른 사안에까지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능성과 근거의 수준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무 적용 팁: 비과세를 지키려면 '구조'를 먼저 본다

실무 관점에서 핵심은 명확하다. 낡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공간이 주택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상태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 단순 설비 훼손이 아니라 구조 자체의 멸실·용도변경 여부를 먼저 점검한다. 구획이 살아 있고 외관 구조가 온전하면 주택으로 판정될 위험이 높다.
  • '15년 공실', '중개업자 확인서' 같은 정황 증거는 보조 자료일 뿐, 현장에서 설비가 작동하면 효력이 약해진다.
  • 상속주택이 2채 이상이라면,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전제로 한 매각 전에 나머지 1채의 주택성부터 확정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결론

이번 '15년 방치 건물 4층 주택 비과세 불인정' 결정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거주 사실이나 공실 기간이 아니라, 수리하면 다시 주택으로 쓸 수 있는 구조와 구획의 존속이 주택성을 결정한다. 그리고 상속주택이 2채라면 선순위 1채만 제외되므로, 나머지 한 채가 비과세 전체를 흔들 수 있다.

독자가 바로 실행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보유 주택 수부터 재확인한다. 상속·공동소유·공부상 주택을 포함해 매각 시점 기준 실제 주택 수를 점검한다.
  • '안 쓰는 건물'의 주택성을 미리 판정받는다. 구조·구획·설비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매각 전에 세무 검토를 받는다.
  • 예정신고 전에 비과세 요건을 마지막으로 대조한다. 신고 후 현장 확인으로 뒤집히는 위험을 줄이려면, 신고 단계에서 주택 수와 특례 적용을 함께 검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