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이 성사된 대형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좀처럼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상대원2·성수4 시공사 선정 지연은 단순한 절차 지체가 아니라, 가처분 소송과 민원 공방이 사업 일정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현황: 두 사업장 모두 '판단 대기' 국면
먼저 가처분(법원이 본안 판결 전 임시로 효력을 멈추는 결정)이 변수다.
- 상대원2구역: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6월 9일 오전 DL이앤씨가 조합을 상대로 낸 '시공사 해임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 앞서 조합은 5월 30일 임시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와 GS건설 선정을 가결했다. 서면결의서 포함 1181명이 참여해 이 중 1108명이 GS건설 선정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성수4지구: 성동구가 롯데건설 이주비 조건을 둘러싼 민원에 대해 검토와 법률자문에 착수한 상태다.
두 곳 모두 결정권이 조합 총회가 아니라 법원과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 있다는 점이 공통된다.
원인: 절차 하자 공방과 입찰 지침 다툼
지연의 뿌리는 '누가 시공권을 갖느냐'를 두고 양측이 절차의 정당성을 다투는 데 있다.
상대원2구역에서 DL이앤씨는 총회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총회 참관인 입장을 방해하고 조합원 신분 확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전과 달리 총회 생중계도 진행하지 않는 등 절차상 흠결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조합장 해임안과 DL이앤씨 시공계약 해지 안건이 각각 가결됐지만,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잇달아 인용하면서 조합장과 DL이앤씨가 모두 지위를 회복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가 다시 조합장 해임안을 가결하고 조합도 시공사 교체 안건을 통과시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성수4지구의 원인은 입찰 그 자체에 있다. 지난해 12월 착수한 선정 절차는 2월 서울시 점검에서 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개별 홍보 논란과 조합의 사업 절차 위반이 드러나 무효화됐다. 지난달 재입찰에서도 대우건설이 롯데건설의 제안을 문제 삼았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 100%, 최저 이주비 20억원 조건이 개별 조합원의 담보가치를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전망과 시사점: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쌓인다
거시적으로 보면, 정비사업의 시공권 분쟁은 금리·공사비 부담이 누적되는 국면에서 사업 주체 간 이해 충돌이 더 첨예해지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 이주비 조건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 자체가, 조달 비용에 민감해진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과거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상대원2구역에서 보듯 총회 의결 → 가처분 인용 → 지위 회복 → 재의결이 반복되면, 결정권은 계속 법원으로 이동하고 일정은 그만큼 미뤄진다. 실무 관점에서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조합과 조합원은 총회 참관인 입장·신분 확인·생중계 등 '절차 증빙'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향후 가처분 다툼에서 결의의 효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어선이다.
성수4지구처럼 입찰 무효 후 재입찰이 다시 막히는 흐름은, 단기간 내 선정 종결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든다. 법원 판단과 성동구의 법률자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향성을 단정하기 이르다.
결론
상대원2·성수4 시공사 선정 지연은 가처분과 민원이 일정을 지배하는 전형적 사례로, 결과는 이달 중 법원·지자체 판단에 달려 있다. 독자가 지금 점검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상대원2구역: 이달 중 나올 가처분 결과를 우선 확인하고, 인용 여부에 따라 시공사 지위가 다시 뒤집힐 수 있음을 전제로 일정을 본다.
- 성수4지구: 성동구의 법률자문·민원 검토 결론과 대의원회 재개 시점을 추적한다.
- 공통: 이주비·LTV 등 조건 경쟁이 분쟁의 불씨가 되는 만큼, 제안 조건의 적법성과 총회 절차 증빙을 함께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