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식을 처음 본 날의 마음
저는 그 소식을 조용한 저녁에 마주했습니다. 한국SGI가 창가학회 초대 회장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郎, 1871~1944) 탄생 155주년을 기념해 그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하는 한국어 웹사이트(https://tmakiguchi.or.kr/)를 열었다는 이야기였어요.
처음 든 마음은, 솔직히 말하면 안도였습니다. 한 사람의 삶이 백 년이 훌쩍 넘어 이렇게 정성껏 다시 기록된다는 사실이, 어쩐지 저를 가만히 다독여 주었거든요.
한 사람이 삶 속에서 가치를 창조하고 행복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그가 교육의 목적으로 삼은 자리였다고 합니다.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한 사람'이라는 단어 앞에서, 저는 잠시 멈춰 섰습니다.
우리는 어떤 걱정을 안고 사는가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분들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자주 '내 자리가 너무 작은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합니다. 큰 흐름 앞에서 한 사람의 마음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게 버텨도 괜찮을까 싶은 날이 있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바뀔수록, 내 신념 하나 지키는 일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마키구치의 세 갈래 삶이 건네는 답
웹사이트는 그를 지리학자·교육자·종교개혁가라는 세 흐름으로 조명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에요.
- 출발: 일본 니가타현 아라하마의 어촌마을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근대화의 파고를 직접 겪었습니다.
- 기록: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03년 주요 저작 '인생지리학'을 펴냈습니다.
- 전환: 1928년 니치렌 불법(佛法, 니치렌이 법화경을 토대로 세운 가르침)과 만나, 모든 인간에게 존엄한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그의 신념은 제자 도다 조세이와 함께 정리한 '창가교육학체계'로 모였고, 1930년 11월 제1권 출간을 계기로 창가학회의 전신인 창가교육학회가 출범합니다.
걱정 속에서도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가장 마음이 머문 대목은 그의 마지막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군국주의가 국가신도를 앞세워 사회를 통제할 때, 그는 신사 참배와 신찰 수용 강요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1943년 도다 조세이 등과 함께 투옥되었고,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은 채 1944년 11월 옥중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저는 여기서 작은 위로를 발견했습니다. 그가 평생 붙든 '한 사람의 행복'과 '가치창조' 사상은 사라지지 않고 도다 조세이, 이케다 다이사쿠로 이어져, 오늘날 평화·문화·교육 운동으로 확장되어 있으니까요.
작은 자리에서 지킨 신념이 백 년을 건너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작은 버팀도, 결코 무력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결론
한국SGI의 이번 웹사이트 개설은 단순한 기념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시대를 견디는가'를 우리 앞에 다시 펼쳐 놓습니다. 걱정이 많은 날일수록, 이런 단단한 이야기 하나가 큰 위로가 됩니다.
오늘 바로 해 볼 수 있는 작은 단계를 적어 둡니다.
- 첫째, tmakiguchi.or.kr에 들어가 그의 생애를 시대별 흐름으로 천천히 읽어 봅니다. 명언·논평·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둘째, '인생지리학'(1903)과 '창가교육학체계'(1930) 같은 핵심 저작의 배경을 함께 살펴, 그의 사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맥락을 잡아 봅니다.
- 셋째, 오늘 내가 지키고 싶은 '한 사람의 가치'가 무엇인지, 한 줄로 적어 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괜찮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 날, 이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조용한 버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