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웃기지도 걱정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한참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가수 린이 홀로 지내는 집에서 화장실을 주 생활 공간으로 쓴다는 이야기, 그리고 “너무 넓으면 공황 같은 게 올 것 같은 느낌”이라는 그 한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가장 좁은 공간에서 마음이 편하다는 말

린은 9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화장실에 머무는 이유를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따뜻하기도 하지만 집에서 가장 좁은 공간이다. 거기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앞서 7일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그는 이수와 이혼 후 이사한 새 집에서, 세면대와 변기 사이 바닥에 앉아 1시간 넘게 뜨개질을 하고, 접시에 담긴 콩을 먹고, 자신이 출연한 방송을 모니터링하는 일상을 보여줍니다. 올리브 오일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청결 걱정에 대해서는 “하루에 한 번씩 화장실 청소를 한다”며 “위생상 더럽긴 하겠지만 저기가 편하다. 정서적으로 편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누군가에게는 가장 좁은 자리가 가장 안전한 자리일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비슷한 마음을 가진 우리는 무엇을 걱정할까

이 소식을 보며 마음이 일렁이는 분들은, 아마 비슷한 질문을 품고 있을 겁니다.

  • 넓은 공간에 있으면 괜히 불안하고 답답한데, 나만 이상한 걸까
  • 좁은 곳, 이불 속, 구석진 자리가 편한 내가 괜찮은 걸까
  • 이런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해도 될까, 아니면 숨겨야 할까

저도 그 걱정의 결을 압니다. 남들 눈에는 사소해 보이는 공간 하나가, 어떤 날에는 숨 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되니까요.

그런데 방송에서 김태균은 “저도 화장실에 들어가 있으면 기분이 좋다”며 “나만의 동굴 같은 느낌”이라고 공감합니다. 린은 “되게 아늑하다. 동굴이라는 표현이 너무 어울린다”고 화답합니다.

이 짧은 주고받음이, 저에게는 작은 위로처럼 들렸습니다. 좁은 곳을 찾는 마음은 결국 안전하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걸, 두 사람이 대신 말해준 것 같았거든요.

그 걱정 속에서도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저는 린의 이야기에서 한 가지 단단한 지점을 봅니다. 그는 자신이 편한 공간을 알고, 그 안에서 뜨개질을 하고 간식을 먹으며 자기만의 리듬을 지킵니다. 동굴이 도피처가 아니라, 다시 나올 힘을 모으는 자리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마음을 가진 분께 제가 조심스레 건네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 내가 편한 공간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좁은 자리가 편하다면, 그건 나를 지키는 방식입니다.
  • 그 공간을 ‘�a 나만의 동굴’로 정의해 보기: 숨는 곳이 아니라 회복하는 곳이라고 이름을 바꿔주면, 마음의 무게가 조금 달라집니다.
  • 다만 신호를 살피기: 린이 “너무 넓으면 공황 같은 게 올 것 같다”고 표현하듯, 불안이 일상을 자주 흔든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좁은 곳이 편한 당신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동굴 밖으로 손을 내밀 사람이 한 명쯤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결론

린은 가장 좁은 공간에서 “정서적으로 편하다”고 말하고, 김태균은 “나만의 동굴”이라 공감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좁은 자리를 찾는 모든 마음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라고 느낍니다.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 내 안의 ‘동굴’이 어디인지 한 곳 떠올려 보기
  • 그곳을 도피가 아니라 회복의 자리로 다정하게 이름 붙이기
  • 불안이 일상을 자주 흔든다면, 가까운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그 마음을 한 문장이라도 꺼내 보기

당신의 좁고 따뜻한 자리가, 다시 세상으로 나올 힘을 주는 동굴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