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마음 한쪽이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며 한참 화면을 바라보았습니다.

울릉군 서면 남서리의 남서 고분군.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거대한 옛 무덤이 네모난 입구를 드러내고 있다는 문장 앞에서요.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울릉도만의 독특한 양식이라는데, 그 무덤이 급경사를 따라 속절없이 흘러내려 무너지고 있다고 합니다.

1950년대만 해도 30여 기가 확인됐던 고분이, 지금은 10여 기만 남은 상태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스무 기 남짓이 사라진 것이지만, 저에게는 그게 단순한 숫자로 읽히지 않았어요. 누군가의 자리가 조용히 비어 가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비슷한 마음으로 걱정하는 분들께

아마 이 소식을 본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거예요. "이대로 두면 정말 괜찮을까", "더 늦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고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더 읽으며 그 걱정이 막연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 남서 고분군은 길조차 정비되지 않아 평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2020년에 달린 하나뿐인 카카오맵 리뷰는 "관광객을 위한 곳이 아님… 인디아나존스 놀이"라고 적혀 있을 정도예요.
  • 울릉 태하리 각석에서는 최근 '沙工(사공) 朴明淂(박명득)' 등 조선 수토관(搜討官·수색과 토벌을 담당한 관리) 일행의 이름이 새로 발견됐는데, 미발견 글자가 있을지 모를 암벽 하단이 관람 데크용 콘크리트 구조물에 덮여 있습니다.
  • 새로 뜬 탁본을 본 연구자들 사이에선 "전보다 각석문 상태가 나빠졌다"는 말이 나옵니다.
  • 석포전망대 근처 북망루는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은 채, 일제강점기 막사 터에 수풀만 무성합니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실장의 말이 오래 남았어요.

"위쪽에도 무너진 고분이 수두룩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읽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우리가 자주 외치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와, 정작 그 근거가 되는 유적의 현실 사이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지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그런데 저는 이 기사가 절망만 말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4~7일 동북아역사재단의 울릉도·독도 탐방에서, 연구자들은 "구호보다 유적 정비를"이라고 분명히 목소리를 냈습니다. 무너진 자리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걸어 올라가 기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저는 그게 우리가 붙잡을 단단한 지점이라고 믿어요.

기억해 두면 좋을 한 문장이 있습니다.

"독도 연구는 울릉도에서 시작해서 울릉도로 끝난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울릉도의 부속 도서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래서 울릉도 유적을 지키는 일이 곧 독도를 지키는 일과 이어집니다. 무너지는 고분 하나, 흐릿해지는 각석 한 글자가 그래서 더 소중한 거예요.

울릉도엔 우산국박물관, 수토역사전시관, 안용복기념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독도박물관까지 박물관이 적지 않습니다. 마음을 두면 닿을 수 있는 통로는 이미 우리 곁에 있는 셈이죠.

결론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무너진 유적 앞에서 드는 걱정은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이 땅을 아낀다는 증거라고요. 그 마음을 작은 행동으로 옮길 때 위로는 비로소 단단해집니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일 세 가지를 권합니다.

  • 남서 고분군이 30여 기에서 10여 기로 줄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주변에 한 번 이야기 나눠 보기. 관심이 곧 보존의 첫걸음입니다.
  • 울릉도를 찾는다면 박물관과 함께 태하리 각석 같은 현장 유적에도 눈길을 두고, 정비 상태를 직접 살펴보기.
  •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마음이 들 때, 그 뿌리인 울릉도 유적 보존·정비에도 같은 관심을 보내기.

걱정만으로 끝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