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 트라이브'가 2년 만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잠시 멈칫했습니다. '가면'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렸거든요.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가면을 씁니다. 직장에서, 가족 앞에서, 심지어 혼자 있을 때도 '괜찮은 척'을 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오죠. 그리고 어느 날엔가, 내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 작품이 딱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거짓말마다 나타나는 부족, 웃기면서도 뜨끔한 이유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박물관에서 실수로 고대 가면을 깨뜨린 복원 전문가 조셉과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 부족이 나타나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노래하며 상황을 뒤집어 놓습니다.

웃기죠. 그런데 동시에 뜨끔합니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이 작품을 "가면을 쓰고 살아가며, 자신이 가면을 썼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이라고 소개합니다. 그 말이 유독 마음에 남는 건, 저도 그 현대인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초연보다 더 강렬해진 이유

이번 재연은 여러 면에서 달라졌습니다.

  • 무대 규모: 소극장 S씨어터에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중극장)로 확장
  • 안무: 채현원 안무가가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극대화한 강렬한 퍼포먼스로 재설계
  • 음악: 라이브 밴드가 5인조에서 8인조로 확대, 전자 음악도 과감하게 도입
  • 캐릭터: 갈등이 더 격렬해지고, 인물들이 더 입체적으로 움직임

임나래 작곡가는 "이야기가 더 풍부해졌기 때문에, 그 표현을 잘 하기 위해 전자 음악도 과감하게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음악-춤 더 강렬해진 뮤지컬 '더 트라이브'라는 수식이 빈말이 아닌 셈입니다.

2024년 초연 당시 소극장 S씨어터에서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했습니다. 재연은 6월 9일 개막해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입니다.


혹시 '나다움'이 걱정되는 분들께

이 뮤지컬을 보러 가도 될지 고민되시는 분, 혹은 일상에서 '이런 내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을 안고 계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표상아 연출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런 시구가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춤춰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나다움'을 구현하려 노력했다는 이 한 문장이, 어쩌면 이 공연이 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채현원 안무가도 말했습니다. 조셉과 끌로이가 부족과 함께 춤을 추며 "점점 거짓말에서 벗어나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핵심"이라고요. 가면을 내려놓는 순간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무대 위에서 온몸으로 보여주겠다는 다짐처럼 들렸습니다.


결론

음악-춤 더 강렬해진 뮤지컬 '더 트라이브'는 단순한 코미디 뮤지컬이 아닙니다. '거짓말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강렬해진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지금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6월 27일까지 공연 중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 세 가지를 권해드립니다.

  • 공연 전, '나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를 잠깐이라도 떠올려 보세요.
  • 공연 중엔 분석보다 몸의 반응에 집중해 보세요. 음악과 춤이 먼저 말을 걸어올 겁니다.
  • 공연 후엔 함께 간 사람과 '나다움'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 나눠 보세요.

가면을 벗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무대 위 조셉과 끌로이처럼, 한 번쯤 미친 듯이 춤을 추는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