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가상자산 악용한 조직적 불법 외환거래
2026년 6월 16일, 대전지법 행정1단독 이영광 부장판사는 리비아 국적 외국인 A씨가 출입국 당국을 상대로 낸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09년부터 한국에 체류해온 장기 거주 외국인이다. 그러나 그는 공범들과 함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1년간 이른바 환치기(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외화와 원화를 비공식 경로로 교환해주는 행위)를 주도했다.
수법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외화로 매수된 코인을 국내 거래소로 이전한 뒤 원화로 매도해 의뢰인에게 송금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2,515회에 걸쳐 940억원어치의 가상자산을 거래했고, 수수료만 수십억 원을 취득했다. 범죄수익 일부는 무역거래 대금으로 위장해 해외로 반출하기도 했다.
A씨는 2023년 인천지법에서 특정금융정보법·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후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다.
원인: 가상자산의 국경 초월성이 불법 환전 경로로 악용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가상자산 특유의 즉각 이전 가능성과 환전 기능이 불법 외환거래의 통로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거래 구조는 다음과 같다.
- 해외 거래소에서 외화로 가상자산 매수
- 국내 거래소로 이전 후 원화로 매도
- 의뢰인에게 원화 송금 및 수수료 수취
- 범죄수익을 무역대금으로 위장해 해외 반출
이 구조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의무와 자금세탁방지 보고 체계를 우회한다. 1년 미만 기간에 2,515회·940억원 규모로 반복됐다는 점은 단순 개인 송금이 아닌 조직적 영리 행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무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수수료 수취를 동반한 반복 가상자산 거래가 외국환거래법상 무허가 환전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수익 위장 반출이 더해지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까지 병합 적용된다. 이번 사건이 세 개 법률을 동시에 위반한 이유다.
전망: 강제퇴거 원칙과 인도적 사유의 한계
A씨는 소송에서 배우자와 자녀 7명과 함께 한국에 생활 기반을 두고 있으며,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가 자국 내 체류가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을 추방할 권리를 갖는 것은 주권의 본질적 속성상 당연하다."
재판부는 A씨가 이번 사건 이전에도 벌금형 선고와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을 명시하며, "강제퇴거명령에 따른 불이익은 원고의 귀책 사유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이 확인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장기 체류·가족 동반 등 인도적 사유는 중대 반복 범죄를 상쇄하지 못한다
- 이전 처벌 전력은 강제퇴거 결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명시적으로 작용한다
-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는 형사처벌과 강제퇴거가 병행 적용될 수 있다
결론
900억원대 코인 환치기한 외국인의 강제퇴거 취소소송 패소는 가상자산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한국 사법부의 기준을 재확인한 사례다. 2,515회·940억원이라는 반복적 대규모 거래, 수익 위장 반출, 이전 처벌 전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도적 주장을 무력화했다.
Action Item:
- 가상자산을 이용한 해외 송금 대행 이용 전, 특금법·외국환거래법 적용 여부를 반드시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한다
- 수수료를 수반한 반복 가상자산 거래는 단순 개인 송금이 아닌 사업 행위로 분류될 수 있음을 인지한다
- 외국인 체류자는 형사 처벌 전력이 체류 자격 박탈 및 강제퇴거 결정에 직접 연동된다는 점을 명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