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아침, 아이들이 미국 포브스(Forbes)의 ‘2026년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짧은 한 줄이었는데, 이상하게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미연, 민니, 소연, 우기, 슈화. 다섯 사람의 이름을 천천히 읽다 보니, 기쁨보다 먼저 어떤 뭉클함이 올라오더군요.

처음 이 소식을 봤을 때, 저는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누군가의 ‘성취 소식’ 앞에서 종종 복잡해집니다.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마음 한구석이 살짝 시려오는 것 말입니다. ‘저 사람들은 저렇게 멀리 가는데, 나는 지금 어디쯤 있나’ 하는 작은 비교가 슬그머니 끼어들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달랐습니다.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 30 언더 30’(30 Under 30 Asia)은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각 산업별로 영향력을 증명한 30세 이하 30인(팀)을 꼽는 자리입니다. 아이들은 올해 그 명단의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발표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나왔습니다.

저를 멈춰 세운 건 ‘선정됐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뒤에 적힌 작은 사실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2018년 데뷔한 5인조 걸그룹입니다. 그리고 지난 2일, 데뷔 8주년을 맞았습니다.

8년입니다.

화려한 한순간으로 만들어진 이름이 아니라, 여덟 해를 차곡차곡 쌓아 만든 이름이라는 사실이 저에게는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비슷한 자리에 선 우리는, 사실 이런 걱정을 합니다

저는 이 소식을 보며 ‘나 같은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오래 한 가지 일을 붙잡고 있는 사람. 결과가 더디게 오는 일을 묵묵히 해온 사람. ‘이게 맞나, 계속해도 괜찮을까’를 매일 조용히 되묻는 사람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걱정을 안고 살아갑니다.

  • “이렇게 한 우물만 파도 괜찮을까” — 빠르게 옮겨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자리를 지키는 일이 손해처럼 느껴질 때
  • “내 시간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 누군가의 빛나는 소식 앞에서 내 속도가 작아 보일 때
  • “지금의 노력이 의미가 있을까” —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을 때 밀려오는 막막함

저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을 마냥 남의 일처럼 보지 못합니다.

다만 아이들의 이번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 걱정들에 조용히 답이 되어주는 지점들이 보입니다.

그 걱정 속에서도,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첫째, ‘오늘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힘입니다

아이들은 지금 멈춰 있는 그룹이 아닙니다.

올해 1월 디지털 싱글 ‘모노’(Mono (Feat. skaiwater))를 발표했고, 지금은 네 번째 월드투어 ‘2026 아이들 월드 투어 [싱코페이션]’(i-dle WORLD TOUR [Syncopation])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네 번째 월드투어’라는 말에 한참 머물렀습니다. 한 번의 투어가 아니라 네 번째. 그건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반복해서 무대에 서 온 사람들이라는 뜻이니까요.

여기서 제가 붙잡은 단단한 지점은 이것입니다. 영향력은 한 번의 폭발이 아니라, ‘오늘도 하고 있음’이 쌓여서 만들어진다는 것.

그러니 지금 무언가를 묵묵히 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이미 의미입니다.

둘째, ‘느린 쌓임’은 손해가 아니라 자산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퀸카’ ‘톰보이’ ‘슈퍼 레이디’ ‘누드’ ‘라타타’ 같은 히트곡들이 있습니다.

이 곡들은 같은 날 한꺼번에 나온 게 아닙니다. 8년이라는 시간 위에 한 곡씩 얹어진 결과입니다.

‘한 우물만 파도 괜찮을까’ 걱정하는 우리에게, 이 목록은 조용한 대답이 되어줍니다. 오래 한자리를 지킨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목록’이 있다는 것.

빠른 사람은 한 번에 멀리 가지만, 오래 한 사람은 ‘쌓인 것’을 가집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건, 멀리 간 거리가 아니라 쌓인 두께입니다.

셋째, ‘다음’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살게 합니다

아이들은 오는 7월 새 앨범 발매와 함께,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롤라팔루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을 말합니다.

저는 이 ‘예정’이라는 단어가 참 좋았습니다.

지금까지의 8년이 든든한 바닥이라면, 7월은 아직 오지 않은 ‘다음’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늘 ‘다음’은 남아 있습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 걱정될 때, 저는 이렇게 생각해 보려 합니다. 8년을 걸어온 사람들에게도 7월은 아직 ‘앞으로의 일’이라고. 우리에게도 분명, 아직 오지 않은 무대가 남아 있다고.

결론 — 오늘의 작은 소식에서 우리가 가져갈 것

아이들이 포브스 ‘2026년 아시아 영향력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은, 멀리 있는 누군가의 화려한 뉴스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2018년 데뷔 후 8년을 쌓아온 시간과 ‘오늘도 하고 있는’ 꾸준함이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작은 위로를 받았고, 비슷한 자리에서 ‘괜찮을까’를 되묻는 분들과 이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바로 해볼 수 있는 세 가지를 적어둡니다.

  • 오늘 ‘하고 있는 일’ 하나를 적어보기 — 결과가 아니라 ‘오늘도 했다’는 사실에 동그라미를 쳐보세요. 8년도 결국 ‘오늘’이 쌓인 것입니다.
  • 나만의 ‘작은 목록’ 만들기 — 아이들에게 히트곡 목록이 있듯, 지금까지 내가 해낸 작은 것들을 5개만 적어보세요. 비교로 작아진 마음이 조금 단단해집니다.
  • 아직 오지 않은 ‘나의 7월’ 정해두기 —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한 달 뒤 해보고 싶은 일 하나를 정해두면, 오늘의 막막함이 ‘다음을 향한 걸음’으로 바뀝니다.

오래 걸어온 다섯 사람의 소식 앞에서, 저는 다시 제 속도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오늘도, 분명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