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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외국인이 던진 120조, 개인이 받아낸 137조

올해 한국 증시의 수급 구도는 명확하다. 1월 2일부터 6월 1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20조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71조7900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의 ETF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증권사가 실제 주식을 사들이는 금융투자 순매수도 66조3600억 원에 달한다. 둘을 합친 개인 연관 매매는 137조 원에 육박한다.

ETF(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개인의 ETF 매수가 늘면 운용·증권사가 기초자산을 자동으로 담으면서 지수를 떠받치는 효과가 나타난다.

문제는 이 자금의 성격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27조4200억 원에서 5월 29일 약 38조 원으로 불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0조6000억 원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대표적인 '빚투' 지표다.

투자자예탁금도 136조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월 28일 기준 약 42조 원으로 일주일 새 6500억 원, 한 달 전보다 2조 원 넘게 늘었다. 5년여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원인: '검은 월요일'에도 멈추지 않는 매수 심리

6월 8일 '검은 월요일'에 SK하이닉스 주주 커뮤니티에는 평정심을 잃고 던졌다는 패닉셀 후회 글이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개미들의 순매수 행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인이 빚을 내서까지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구조의 핵심 위험은 반대매매다.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금액은 1월 1700억 원에서 3월 4600억 원, 5월 7000억 원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한 5일의 반대매매 청산 금액은 1600억 원으로, 영풍제지 거래 정지 여파가 있던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빌린 돈을 정해진 기한에 갚지 못할 때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전망: 빚투가 만드는 '하락의 악순환' 시나리오

뉴스에 따르면 단기 급등 뒤 조정이 올 경우 개인이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38조 원에 달하는 신용융자는 지수가 오를 때는 상승을 가속하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 악순환 메커니즘: 증시 하락 → 담보가치 하락 → 반대매매 발생 → 매물 출회 → 추가 하락. 한 번 작동하면 개인 의지와 무관하게 물량이 쏟아진다.
  • 외국인 수급 변수: 120조 매물을 받아낸 개인의 체력에 의존하는 장세는, 개인 자금이 빚투에 묶일수록 추가 충격 흡수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향후 흐름은 신용융자 잔액의 증감 방향과 반대매매 규모가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잔액이 38조 원 고점에서 꺾이기 시작하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국면 진입 신호로 볼 수 있다.

결론

외국인 120조 순매도를 개인이 137조 매수로 받아내는 동안, 신용융자는 38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수를 떠받친 힘이 동시에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데이터에 근거해 점검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신용융자·예탁금 추이 주간 점검: 금융투자협회·한국거래소 공시로 38조 원 잔액의 방향을 확인한다.
  • 본인 계좌의 신용·미수 비중 점검: 반대매매 트리거가 되는 담보유지비율을 미리 계산해 둔다.
  • 반대매매 금액 추이 모니터링: 5월 7000억 원 흐름이 이어지는지 확인해 악순환 진입 여부를 가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