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6월 17일 카카오페이지에서 공개한 웹툰 '1%의 배터리, 120번의 노크'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다.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는 공공 정책이 '제도'에서 '콘텐츠'로 전달 채널을 옮겨가는 흐름의 한 단면이다. 경제·정책의 관점에서 이 현상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 요인이 작동하며 앞으로 어떻게 흐를지 짚어본다.

현황: '1%의 용기로 신호를 보내달라'는 정책 콘텐츠의 등장

이번 웹툰은 총 4화로 구성됐다. 취업 실패 후 고시원에 은둔한 청년이 서울시 정책을 통해 다시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 안에는 서울시의 '외로움 없는 서울' 주요 정책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 외로움안녕120: 외로울 때 전화 한 통으로 상담받는 창구
  • 서울마음편의점: 누구나 방문해 마음을 쉬어가는 공간
  • 서울청년기지개센터: 고립·은둔 청년의 일상 회복과 사회 참여 지원
  • 식구일, 외로움 없는 날 캠페인: 매월 19일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 전하기

집필과 작화는 네이버·카카오 플랫폼에서 독자층을 확보한 인기 작가 심태윤이 맡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은 과거의 제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자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1% 남았을 때처럼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그 마지막 에너지를 자책하는 데 쓰지 말고 딱 한 번만 세상에 신호를 보내달라. 당신의 1% 용기에 세상은 100%의 온기로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심태윤 작가

원인: 왜 행정은 '웹툰'이라는 채널을 택했나

핵심 원인은 전달 비용과 도달률의 함수에 있다. 고립·은둔 상태의 시민은 행정 정보가 가장 닿기 어려운 집단이다. 공고문·보도자료 같은 전통적 전달 방식은 이들에게 도달률이 낮다. 반면 카카오페이지 같은 대형 웹툰 플랫폼은 이미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채널이라, 같은 정보를 더 낮은 심리적 저항으로 전달할 수 있다.

서울시가 앞서 선보인 '서울레벨업' 시리즈(서울육아레벨업, 서울청년레벨업, 서울중년레벨업: 다시, 봄, 서울 꿈을 싣고 달리다)가 호응을 얻은 점도 이번 기획의 배경이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이는 공공 콘텐츠가 행정 정보 전달을 넘어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무자 관점에서 주목할 지점은 '정책의 콘텐츠화(IP화)'라는 흐름이다. 정책을 캐릭터·서사에 실어 전달하면, 제도는 한 번 소비되고 끝나는 정보가 아니라 반복 노출되는 자산이 된다. 이는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도달 범위를 넓히는 비용 효율적 접근이다.

전망: 공공-플랫폼 협업 모델의 시사점

앞으로의 흐름은 두 갈래로 읽힌다.

  • 단기: 이번 4화 시리즈의 반응이 후속 정책 콘텐츠 기획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레벨업 시리즈가 후속작으로 이어진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 중장기: 정책-콘텐츠 결합 모델이 다른 지자체·부처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 도달이 어려운 정책일수록 콘텐츠 채널의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과장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웹툰의 실제 정책 연결 효과를 보여주는 구체적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공공 정책의 성패가 '제도의 설계'만이 아니라 '전달의 설계'에 점점 더 좌우된다는 점이다.

결론

'1%의 배터리, 120번의 노크'는 고립·은둔 정책을 웹툰이라는 채널로 옮긴 시도이며, 공공 콘텐츠가 정책 전달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핵심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닿기 어려운 시민에게 어떻게 도달하느냐에 있다.

독자가 바로 실행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지금 확인하기: 카카오페이지에서 '1%의 배터리, 120번의 노크' 4화를 직접 읽고, 본인 또는 주변에 해당하는 정책이 있는지 점검한다.
  • 신호 보내기: 고립·외로움을 느낀다면 외로움안녕120에 전화하거나 서울마음편의점을 방문한다.
  • 정책 활용하기: 고립·은둔 청년이라면 서울청년기지개센터의 일상 회복·사회 참여 지원을 알아보고, 매월 19일 식구일 캠페인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