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묘하게 마음이 내려앉았습니다.
화려한 슈퍼카와 무대 위의 자신감. 그게 제가 알던 래퍼 도끼의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그 이면에 무대 직전 구토를 하고 하루 23알의 약을 먹어야 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한참을 가만히 있게 되더라고요.
처음 이 고백을 봤을 때, 제 마음
도끼는 최근 덤파운데드의 유튜브 팟캐스트 ‘홈룸쇼’에서 8년간 한국을 떠났던 이유를 털어놓았습니다. “2018년 미국으로 떠난 뒤 한국에 돌아가지 않았다”는 말, 그리고 ‘베벌리 일스’ 활동 당시 상태가 너무 악화돼 의사에게 은퇴 권유까지 받았다는 고백.
저는 이 대목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성공’을 볼 때 얼마나 한쪽 면만 보고 있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슈퍼카를 가졌지만, 정작 자유로운 외출 한 번이 어려웠다.
가진 것의 크기와 마음의 평온은 같은 저울 위에 있지 않더라고요. 그가 한국을 떠난 이유가 돈이 아니라 ‘건강과 자유’였다는 말이, 그래서 오래 남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우리는, 어떤 걱정을 하고 있을까
이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은 분들이 분명 계실 거예요.
- 겉으론 멀쩡한데, 사람들의 시선이 버겁다고 느끼는 분
- 잘 지내는 척하느라 정작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못 건넨 분
- 가까운 사람과 멀어진 뒤,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두려운 분
도끼와 이하이도 한때 서로 멀어졌던 사이였습니다. 극심한 고통의 시기를 지나는 동안 관계가 흔들린 거죠. 저는 이게 참 솔직한 부분이라고 느꼈어요. 아플 때 우리는 곁의 사람마저 밀어내곤 하니까요.
우리가 하는 걱정의 본질도 비슷합니다. ‘이 상태가 영영 계속되면 어쩌지’, ‘한 번 어긋난 관계는 끝난 걸까’ 하는 불안이요.
그 걱정 속에서도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그래서 저는 이 소식의 ‘뒷이야기’에서 위로를 얻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랜 공백 끝에 영국 런던에서 다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고, 지금은 인디펜던트 레이블 ‘808 하이 레코딩스’를 함께 세워 음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멀어졌던 관계가 끝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에요.
무엇보다 도끼는 “지금은 약을 끊고 자연 속에서 건강을 되찾았다”며 투어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여기서 저는 두 가지를 붙잡습니다.
- 첫째, 멈추는 건 포기가 아니라는 것. 그는 가장 화려해 보일 때 무대를 떠났습니다. 떠남이 곧 회복의 시작이었던 셈이에요.
- 둘째, 회복엔 시간이 든다는 것. 2018년에 떠나 8년이 흐른 지금에야 그는 ‘되찾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회복이 더디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니더라고요.
결론: 오늘, 우리가 작게 해볼 수 있는 것
도끼의 고백은 ‘가진 것이 많아도 마음은 아플 수 있고, 멀어진 사이도 다시 이어질 수 있으며, 회복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그 마음에 기대어, 저는 오늘 우리가 이렇게 시작해보면 어떨까 제안합니다.
- 스스로에게 ‘요즘 괜찮아?’라고 한 번 물어보기. 남에게는 잘 묻는 안부를, 자신에게도 건네는 거예요.
- 무리하면 잠시 멈추기. 떠남과 멈춤을 실패로 단정하지 않기로 해요.
- 멀어진 사람에게 부담 없는 한마디 남기기. 런던에서의 재회처럼, 다시 이어질 자리는 작은 안부에서 열립니다.
그가 자연 속에서 건강을 되찾았듯, 우리의 회복도 분명 제 속도로 오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