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6월 19일 지역신용보증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한쪽에선 보증 문턱을 높이고, 다른 한쪽에선 부실채권을 털어주는 이중 구조다. 거시 관점에서 이 정책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원인과 전망을 짚는다.
현황: 무엇이 바뀌나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 방안'이 발표됐다. 지역신용보증제도는 담보나 신용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돕는 정책금융이다. 전체 소상공인의 17%, 약 130만 명이 이용한다.
핵심 변화는 다음과 같다.
- 전액보증 폐지: 보증비율 100%인 전액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 심사 강화: 재무정보 외에 상권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고, 17개 지역신보 경영평가에 질적 지표를 확대한다.
- 재보증 축소: 현재 50% 이상인 재보증 비율을 30% 이하로 낮춰 지역신보의 책임성을 높인다. 단 중·저신용자 보증은 예외를 둔다.
- 부실채권 정리: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채권의 소각·상각 요건을 완화해 2030년까지 2조2000억원 규모를 정리한다.
- 재진입 허용: 공공정보 등록이 해제된 소각채권 보유 기업에 신규 보증을 허용한다.
공공정보등록은 신용질서 유지를 위해 파산면책 등의 정보를 일정 기간 등재하는 제도다. 등록이 풀린 기업에 다시 정책금융 기회를 주는 셈이어서 형평성 논란의 불씨가 된다.
원인: 왜 지금 손대나
배경은 건전성 악화다. 지역신보 대위변제율은 2021년 1.01%에서 지난해 말 5.07%로 약 5배 급등했다. 대위변제율은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상환한 비율을 뜻한다. 정부는 그 원인으로 코로나19와 고금리 국면을 거치며 누적된 부실 위험을 지목한다. 보증 잔액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회수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거시적으로 보면 이는 정책금융의 출구 전략 성격을 띤다. 위기 국면에서 풀어둔 보증을 정상화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다만 출구 설계가 비대칭이라는 점이 문제다. 앞으로 대출받을 기업은 더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데, 이미 발생한 부실은 정리해주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전망: 어떻게 흐를 가능성이 큰가
정부의 목표는 대위변제율을 2030년까지 3.2%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현재 5.07%에서 약 1.9%포인트를 끌어내려야 하는 만큼, 신규 보증의 질 관리와 부실 정리가 동시에 작동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주목할 갈림길은 형평성이다.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제도 신뢰의 핵심 변수다. 재진입 허용이 도덕적 해이로 번질 경우, 건전성 개선 효과가 상쇄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비금융 데이터 심사가 정교하게 자리 잡으면 보증의 변별력은 높아질 여지가 있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이번 개편의 성패는 '문턱 높이기'와 '빚 털어주기' 사이의 일관성을 정부가 어떻게 메우느냐에 달려 있다.
결론
지역신보 개편은 건전성 정상화라는 방향성은 뚜렷하지만, 신규 심사 강화와 부실채권 소각이 충돌하며 일관성 논란을 안고 있다. 다음 단계를 권한다.
- 소상공인·중소기업: 전액보증 폐지에 대비해 상권 정보 등 비금융 평가 항목을 미리 점검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재정비한다.
- 소각채권 보유 기업: 공공정보 등록 해제 여부를 확인해 신규 보증 재진입 가능성을 타진한다.
- 정책 모니터링: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과제와 연말까지 마련될 개정안(과세정보 수집 근거 등)의 입법 일정을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