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군함 앞에서, 저도 모르게 멈춰 섰어요
차를 타고 한강을 지날 때마다, 강 한편에 묵직하게 떠 있는 군함이 눈에 들어오곤 했어요.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고만 생각하다가, 마침 제1연평해전이 있었던 그날에 맞춰 발걸음을 옮겼지요.
처음 그 소식을, 그 풍경을 마주했을 때 제 마음은 묘하게 가라앉았어요. 기쁘다기보다는, 누군가의 무게를 대신 짊어진 듯한 조용한 먹먹함이었달까요.
서울함공원은 30년간 대한민국 해양 수호 임무를 수행한 세 척의 군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서울시 최초의 함상 테마파크예요. 호위함인 서울함, 참수리 고속정, 돌고래급 잠수함이 나란히 우리를 맞아 주지요.
"이런 곳, 아이랑 가도 괜찮을까요?"
저처럼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호국보훈의 달이라 어딘가 다녀오고는 싶은데, 군함이라니 너무 무겁지 않을까,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되시지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서니 그 걱정이 스르르 풀렸어요.
- 1층: 입장권을 사고 들어서면 해군의 역사를 정리한 아카이브 공간이 먼저 반겨요. 1991년부터 특수작전과 정찰을 맡았던 190톤급 돌고래급 잠수함(SSM-053)이 건물 벽을 관통한 채 전시돼 있는데, 우측면을 절개해 어뢰발사관, 통신장비, 비좁은 침대와 주방까지 한눈에 보여요.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도 있고요.
- 2층: 참수리 고속정으로 이어지는 통로 옆에 키즈 놀이터가 있어요. 해군 캐릭터 색칠놀이, 유아용 볼풀장, 레트로 오락기, '나만의 군함 만들기'까지. 아이와 함께라면 여기서 한참 머물게 돼요.
- 3층: 그림책이 전시된 책놀이터와, 저 멀리 국회의사당까지 보이는 넓은 옥상정원이 있어요. 다리쉼하기 딱 좋지요.
무겁기만 할 줄 알았던 공간이, 사실은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역사 교실이었어요.
그 걱정 속에서도, 붙잡을 단단한 지점
야외에 전시된 참수리호(PKM-285)는 우리 연안을 지켰던 150톤급 고속정이에요. 제1·2연평해전에 참전했던 고속정과 동일한 기종이라, 갑판에 오르면 20mm 발칸포와 30mm 기관포가 그날의 긴장을 고스란히 전해요.
비좁은 침대 하나, 좁은 통로 하나에도 누군가의 청춘과 밤이 담겨 있었구나.
그 사실을 가만히 떠올리니, 먹먹했던 마음이 오히려 단단해졌어요. 우리가 지금 누리는 평범한 하루가 거저 온 게 아니라는 것. 그 단순한 진실이, 흔들리던 마음을 붙잡아 주더라고요.
이곳이 자리한 망원정 강변 일대는 조선시대 수군 훈련장이었고, 왕이 직접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던 곳이에요. 수백 년 이어진 바다 수호의 역사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위로받는 쪽은 오히려 저 자신이었어요.
결론: 6월,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다독여 보세요
서울함공원은 퇴역 군함 세 척을 원형 보존한 함상 테마파크예요. 잠수함 내부 체험과 참수리호 갑판, 아이를 위한 놀이터까지 갖춰, 무겁지 않게 나라 사랑을 되새길 수 있는 곳이지요.
마지막으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세 가지를 권해 드려요.
- 동선대로 1층 → 2층 → 3층 관람: 안내센터에서 입장권을 산 뒤 순서대로 돌면 빠짐없이 볼 수 있어요.
- 아이와 함께라면 2층 키즈 놀이터를 일정에 넣기: '나만의 군함 만들기' 체험으로 지루함 걱정을 덜 수 있어요.
- 호국보훈의 달 6월, 망원정 강변을 천천히 산책하기: 옥상정원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 보세요.
괜찮아요. 무거운 마음으로 들어섰다가, 한결 따뜻해진 마음으로 돌아 나오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