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방선거 막판 판세가 정치 이벤트를 넘어 지역경제 의제로 번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MB) 전 대통령까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보수 결집'이라는 정치적 해석과 '동남권 신공항·해양수도'라는 경제 현안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경제 흐름의 관점에서 이 장면을 차분히 분석한다.

현황: 두 전직 대통령의 부산 등판과 즉각적 반발

박형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31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를 방문해 박 후보와 함께 예배에 참석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비서관·사회특보 등을 지낸 대표적 친이계(친이명박계) 인사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7일 부산 기장시장을 방문해 국민의힘 후보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선대위는 "분열된 보수를 통합하고 재건할 적임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선대위와 부산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한다. 전 후보 측은 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부산 발전의 걸림돌이 됐던 인물이 이제 와 부산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겠다니 시민들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 동남권 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부산·동남권 발전의 핵심 과제로 추진되던 사업이 무산됐다는 지적
  • 해양수산부(해수부) 폐지: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약화시킨 조치라는 비판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과 미래사회를준비하는시민공감 등 부산 시민단체도 "가덕도신공항 좌초에 대한 역사적 책임과 부산시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이제 와서 부산을 찾아 지역발전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산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인: 왜 '경제 현안'이 선거 쟁점의 중심에 섰는가

이번 갈등의 본질은 단순한 진영 논리가 아니라 지역 성장동력(growth driver)을 둘러싼 경로 의존성 문제다. 경제 애널리스트 관점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요인을 짚는다.

인프라가 곧 지역경제의 기대 변수

공항·항만 같은 대형 인프라는 단순 건설 사업이 아니라 물류·관광·고용의 장기 기대치를 형성하는 기간 인프라(backbone infrastructure)다. 전재수 후보 측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부산 발전의 걸림돌"로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 참여자와 지역 기업은 인프라의 존속 여부에 따라 투자·입지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해수부 폐지가 남긴 '행정 기능 공백'

전 후보 측은 "부산이 오랜 기간 쌓아온 해양행정의 중심 기능은 크게 흔들렸고 해양 정책의 국가적 위상 또한 후퇴했다"고 지적한다. 행정 거점(administrative hub)의 이전·축소는 관련 인력과 부가가치 산업의 집적 효과(agglomeration effect)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신뢰(Trust)라는 보이지 않는 변수

전 후보 측은 이 전 대통령을 "재임 시절 수백억원대 횡령과 뇌물수수 등 중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뒤 사면된 인물"로 규정한다. 정책 신뢰도는 경제 의사결정에서 할인율처럼 작동한다. 과거 정책 결정에 대한 평가가 현재 지지 호소의 설득력을 좌우하는 구조다.

전망: 막판 변수와 시사점

뉴스에 명시된 사실만으로 추론할 때, 다음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보수 결집 효과 대 반발 효과의 상쇄 가능성: 두 전직 대통령의 연쇄 방문은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신공항·해수부 이슈를 재점화시켜 반대 측 결집을 부르는 양면성을 지닌다. 어느 쪽 효과가 우세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 지역경제 의제의 전면화: 선거가 인물 대결에서 '인프라·해양행정'이라는 정책 의제로 이동할수록, 후보 검증의 초점은 구체적 지역 성장 공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 미확정 변수: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동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박 후보는 사전투표 후 "아직 정확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어, 막판 동선이 추가 변수로 남아 있다.

실무적 해석을 덧붙이면, 유권자와 시장 관찰자는 '상징(누가 왔는가)'과 '실체(무엇을 약속하는가)'를 분리해서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전직 대통령의 등판은 강력한 신호이지만, 그 자체가 지역 성장률이나 고용을 바꾸지는 않는다. 검증해야 할 것은 신공항·해양행정에 대한 구체적 복원·추진 로드맵이다.

결론

두 전직 대통령의 부산 지원 행보는 보수 통합이라는 정치적 의미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해수부 폐지라는 경제 현안 사이의 긴장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무슨 염치로 오냐'는 반발은 결국 지역 인프라와 해양행정이라는 부산 경제의 핵심 변수를 다시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독자가 바로 실행할 다음 단계를 제시한다.

  • 공약의 실체 확인: 각 후보의 동남권 신공항·해양행정 관련 공약을 '구체적 추진 일정과 재원 조달' 기준으로 비교한다.
  • 상징과 실체 분리 읽기: 전직 대통령 방문 같은 정치 이벤트는 신호로만 받아들이고, 실제 지역경제 효과는 별도 지표로 검증한다.
  • 막판 변수 추적: 박민식 후보 동행 여부 등 31일 전후 동선 변화를 선거 막판 변수로 계속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