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마음 한구석이 조금 두근거렸어요.
1990년대 코트를 함께 누볐던 ‘미남 농구스타’ 우지원과 전희철, 두 사람의 딸이 같은 무대에 나란히 선다니. 어쩐지 한 편의 오래된 영화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두근거림 다음에 곧바로 떠오른 건, 조금 다른 마음이었습니다. ‘저 아이들,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요.
그 무대 뒤에 선 마음을 자꾸 상상하게 됩니다
뉴스에 따르면, 우지원의 장녀 우서윤과 전희철(서울 SK 나이츠 감독)의 장녀 전수완은 지난 27일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제70회 미스코리아 미스 서울·경기·인천 선발대회’에서 각각 선(善)과 미(美)를 차지했습니다.
선과 미.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1위에 해당하는 진(眞) 다음으로 주어지는 입상 등위예요. 본선이 아닌 지역 예선 격 무대에서 이미 어엿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지요.
우서윤은 미국 터프츠대에서 파인아트(Fine Art, 회화·조소 등 순수미술)를 전공하고 있고, 전수완은 세종대 무용과에 재학 중입니다. 한 사람은 그림을, 한 사람은 몸으로 그리는 춤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두 사람 모두 ‘농구 스타의 딸’이라는 수식 이전에, 이미 자기만의 예술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비슷한 자리에 선 사람들은 무엇을 걱정할까요
유명한 부모를 둔 아이, 혹은 앞선 사람의 발자국이 너무 큰 자리에 서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걱정을 해봤을 거예요.
- ‘내가 잘해도 부모 덕분이라고 하면 어쩌지’
- ‘잘 못하면 부모 이름에 누가 되는 건 아닐까’
- ‘나는 평생 누군가의 자녀로만 불리는 걸까’
사실 이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자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가업을 잇는 분, 잘나가는 선배 밑에서 같은 일을 시작한 분, 형제자매의 그늘이 컸던 분. 우리 주변에도 ‘앞사람이 너무 또렷해서 내 윤곽이 흐려지는’ 경험을 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래요. 누군가와 비교되는 자리에 서면, 내가 가진 것보다 부족한 한 가지가 먼저 크게 보이곤 하니까요.
우서윤과 전수완을 보며 ‘예쁘다, 부럽다’는 말 뒤에 ‘저 부담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쩌면 우리 자신을 그 자리에 살짝 포개어 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이 있어요
그 걱정 속에서도 저는 한 가지 분명한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아빠가 누구냐’로 받은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직접 무대에 올라 받아낸 평가라는 점이에요.
선과 미라는 등위는 심사위원 앞에서, 본인의 표정과 자세와 말로 증명한 결과입니다. 부모가 대신 서줄 수 없는 자리였고요.
출발선이 남들보다 눈에 띄는 곳이라고 해서, 결승선까지 누가 대신 뛰어주는 건 아니더라고요.
여기서 제가 정말 인상 깊었던 건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이에요.
- 우서윤은 ‘스타주니어쇼 붕어빵’과 최근 ‘내 새끼의 연애2’ 등 예능을 통해 일찍부터 카메라 앞에 서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습니다.
- 전수완은 예능 ‘내 새끼의 연애1’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고요.
부모의 이름이 문을 열어준 면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 문 안에서 무엇을 보여줄지는 온전히 본인 몫입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 무용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또렷이 가진 채 무대에 섰다는 점이, 저는 가장 단단해 보였어요.
그리고 또 하나. 두 사람의 아버지가 ‘학창 시절부터 코트에서 동고동락한 절친’이라는 사실이요. 경쟁자이기 이전에 친구였던 두 사람의 우정이, 한 세대를 건너 딸들의 ‘함께 서는 무대’로 이어진 셈이잖아요. 혼자가 아니라 곁에 비슷한 처지의 동행이 있다는 것. 저는 그게 어떤 위로보다 든든한 안전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부담을 안고 있는 당신에게, 작게 건네는 이야기
혹시 지금 누군가의 그림자 안에서 ‘나는 괜찮을까’ 하고 있다면,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이런 걸 가져가면 어떨까 싶어요.
- 비교의 시선은 잠깐, 내 전공은 평생입니다. 우서윤의 미술, 전수완의 무용처럼, 남이 대신 못 하는 ‘내 것’ 하나를 또렷이 쥐고 있으면 흔들림이 줄어들어요.
- 출발선의 유불리보다, 무대에 직접 오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결과는 결국 본인이 서야만 나옵니다.
- 곁에 같은 처지의 동행을 두세요. 두 아버지의 우정이 딸들의 동반 진출로 이어졌듯,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됩니다.
결론
‘미남 농구스타’ 우지원·전희철 딸들의 나란한 미스코리아 본선 진출 소식은, 화려한 가십처럼 보이지만 저에게는 ‘앞선 사람의 그늘 속에서 자기 길을 내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우서윤과 전수완은 지난 27일 ‘제70회 미스코리아 미스 서울·경기·인천 선발대회’에서 각각 선과 미를 차지했고, 제7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은 오는 8월 22일 열립니다. 부모의 이름이 아니라 본인의 무대로 받아낸 결과라는 점, 그리고 비슷한 길을 걷는 동행이 곁에 있다는 점이 이 소식의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 작게 실천해보면 좋을 세 가지를 남겨봅니다.
- 오는 8월 22일 본선 무대를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응원해보기. 등위보다 그 자리에 선 용기를 먼저 봐주는 연습이요.
- 나만의 ‘전공 한 가지’ 적어보기. 남과 비교되지 않는, 내가 평생 쥐고 갈 무기를 한 줄로 정리해두기.
- 비슷한 고민을 나눌 동행 한 명에게 안부 전하기. 우정이 한 세대를 건너 이어졌듯, 곁의 사람이 가장 큰 위로가 되니까요.
당신의 출발선이 유난히 눈에 띄는 자리라 해도, 그 길을 끝까지 걷는 건 결국 당신입니다. 그러니 우리,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