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의 고객 구성이 변하고 있다. 결정사의 최신 회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의 약 20%가 재혼을 목표로 하는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초혼 중심의 시장이던 결정사 업계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은 단순한 산업 트렌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이 만들어낸 거시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현황: 4050 세대가 90% 이상을 차지
재혼 시장의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돌싱 회원 중 50대 이상이 52.3%로 절반을 넘고, 40대가 37.2%로 뒤를 잇는다. 40대와 50대 이상만 합쳐도 전체 돌싱 회원의 약 90%에 가깝다. 30대는 10.3%, 20대는 0.2%에 그친다.
성별로 보면 뚜렷한 패턴이 있다. 50대 이상 재혼 회원은 남성 53.1%, 여성 51.0%로 양쪽 모두 절반을 넘었지만, 40대에서는 성별 격차가 나타난다. 40대 남성은 38.7%, 여성은 35.1%다.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여성(13.5%)의 비율이 남성(8.1%)을 크게 앞선다.
이는 국가데이터처 통계와도 맞닿아 있다.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전체 혼인 중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남성 12.3%, 여성 13.6%다. 평균재혼연령은 남자 51.9세, 여자 47.5세로, 10년 전 대비 각각 4.3세, 4.0세 상승했다.
원인: 인생 재설계의 시간 길어지다
평균수명 연장이 근본 배경이다. 50세 이후가 인생의 2막으로 불릴 만큼 중장년층의 활동 기간이 길어졌다. 과거에는 이혼 후 혼자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어 새로운 관계를 설계하려는 시도가 자연스러워졌다.
결정사의 커플 매니저들의 관찰도 의미심장하다. 재혼을 원하는 회원들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상대방의 경제력과 직업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이는 초혼 시장의 선택 기준과 차이가 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유무, 동거 여부 같은 현실적 사항도 함께 고려한다. 즉, 인생 경험을 거친 집단은 결혼을 더욱 실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한다는 뜻이다.
고용 시장의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40대와 50대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졌고,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경제적 독립성을 갖춘 돌싱 여성들이 늘었다. 재혼 비율에서 여성(13.6%)이 남성(12.3%)을 앞서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망: 시장 구조 전환의 신호
결정사 업계가 초혼 중심에서 재혼 시장으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다. 결정사 수석 팀장은 "과거 트렌드가 주로 초혼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인생의 2막을 멋지게 시작하려는 황혼·재혼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결정사뿐 아니라 중장년층 대상의 라이프스타일, 금융, 의료, 관광 등 전반적인 경제 영역에서 재편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40대와 50대가 경제활동을 지속하면서 소비를 계속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성별별 선택 기준의 차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높은 경제력을 요구하는 시장은 한정된 자원이 특정 세그먼트에 쏠리는 현상을 만들 수 있고, 이는 중장년층 싱글의 경제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결정사 회원 5명 중 1명이 재혼을 목표로 하는 현상은 인구 고령화, 수명 연장, 여성 경제활동 확대가 만들어낸 거시적 결과다. 40대와 50대가 인생의 2막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려는 시대가 열렸고, 결정사 시장의 변화는 그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재혼을 준비 중이라면 자신의 경제력과 직업이 객관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점검하고, 상대방과의 현실적 조건을 투명하게 논의할 준비가 필요하다. 결정사를 이용할 경우 가족 구성, 경제 상황, 생활 방식 같은 구체적 정보를 정리한 뒤 가입하는 것이 매칭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