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선재스님의 말씀을 접할 때, 저는 작은 충격을 받았어요. "생각이 바뀌어야 입맛이, 입맛이 바뀌어야 몸이 바뀝니다"라는 이 한 문장이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 느껴졌거든요. 너무 단순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음식 앞에서 길을 잃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하는 문장이었습니다. 혹시 당신도 배달 음식 때문에 괜찮을까 걱정하고, 내 몸이 변하지 않아서 답답해 하신 적이 있을까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바꾸려고만 합니다. 좋은 음식을 찾고, 건강 식단을 따라가려고 노력하지만, 뭔가 계속 실패하곤 해요. 선재스님이 강조하신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음식이 바뀌기 전에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
선재스님은 참가자들이 요리를 할 줄 모르고, 스트레스로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고민을 들었을 때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음식을 해 먹는 법을 배우라"고요. 이 말씀은 단순한 요리 팁이 아니에요. 우리가 내 몸에 진정으로 신경 쓰는 마음의 변화를 먼저 가져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생각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음식도, 입맛도, 그리고 몸도 따라온다는 거죠.
선재스님이 몸으로 깨달은 것
선재스님의 이 메시지는 말씀만이 아니라 살아낸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1994년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은 선재스님은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하지만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1년 동안 기도하며 음식에 집중했고, 발효음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하면, 선재스님이 이제 "나 같은 환자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음식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봉은사에서 어린이들에게 배와 무 하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땅과 햇빛, 물과 바람, 농부의 손길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시고, 집에 김치가 없다는 아이의 말을 계기로 부모 교육도 해오셨어요.
물이 고요해져야 보인다는 말씀
선재스님이 전하신 아름다운 비유가 있습니다.
물에 돌을 던지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미역도 파래도 따고 싶은데 물이 흔들리면 못 따죠. 물결이 고요히 가라앉으면 어디 있는지 보고 금방 가서 따올 수 있습니다.
음식도 결국 우리의 마음 상태를 반영합니다. 음식은 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커피를 많이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고,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에 열이 올라갑니다. 이런 이유로 스님들이 오신채를 멀리하고 아침 공양을 중요하게 여기는 거라고요.
오늘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것
선재스님은 구체적인 제안을 주셨어요.
- 아침에는 갓 지은 밥과 김칫국물이라도 먹으면서 하루를 맑게 시작하기
- 점심은 충분히 섭취해서 하루를 버텨내기
- 저녁은 가볍게 먹어서 몸을 쉬게 해주기
- 제철 식재료와 간장·된장·김치 같은 발효음식을 자주 먹기
특히 선재스님이 강조한 부분은 발효음식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강의를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이제는 "김치만 가르친다"고 하실 정도죠. "가장 완벽하고 좋은 음식은 발효"라는 선재스님의 말씀은, 유네스코에 올라간 우리의 김장과 장 문화를 지켜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론: 작은 변화가 모인 때
선재스님이 말씀하신 "누구에게는 좋은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는 문장이 자꾸만 떠올라요. 우리는 세상의 모든 식단을 따르려고만 하지, 정작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늘 저녁 하나만이라도,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밥을 지어 먹기
- 제철 식재료나 발효음식 하나를 골라 일주일에 3번 이상 섭취하기
- 내 몸의 신호를 들어보기 — 커피는 진짜 필요한가, 짠 음식으로 인한 열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
생각이 바뀌는 것, 그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에요.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모여 입맛이 바뀌고, 입맛이 모여 몸이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변해간다는 선재스님의 말씀을 믿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