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만 13세 범죄, 제도의 한계가 노출되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73년간 단 한 차례도 변하지 않은 채 현재 기로에 서 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법원의 보호처분을 받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뜻한다. 이 기준은 1953년 소년법 제정 이후 유지되어 왔으나, 최근 청소년 범죄의 급변하는 양상이 기존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계로 드러나는 변화는 명확하다. 만 13세가 범행을 저질러 송치된 건수는 2021년 6302명에서 2023년 9686명, 2024년 1만485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검거된 촉법소년 중 만 13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로 절반을 넘는 상태다. 특히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도 같은 기간 398건에서 739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이런 추세 속에서 2024년 안산 중학교 흉기 사건, 천안 지적장애 학생 집단 폭행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 여론과 정책 전환의 신호

여론 조사는 국민적 합의의 강도를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3월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13%에 그쳤다. 압도적 수준의 국민 지지는 정책 결정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했다.

정부도 즉각 움직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지시했고, 2월 국무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은 한 살은 최소한 낮춰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다"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이에 성평등가족부는 사회적 대화협의체를 구성해 연령 기준 조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국회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등이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입법 추진을 본격화했다.

정부의 "조건부 하향" 방침, 남은 쟁점들

정부는 논의 끝에 중대 범죄의 경우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조건부 하향'으로 방향을 정했다. 전체 범죄를 일괄 하향하기보다는 중대범죄에 국한하되, 해당 범죄의 범위를 향후 정의하는 접근이다. 다만 최종안은 국무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두 가지 상충하는 관점이 존재한다. 한편으로는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다. 촉법소년 처분은 보호 차원의 개입이나, 연령 하향이 어린 범죄자에게 과도한 낙인을 남길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자 보호와 사회 안전이다. 범행의 심각성이 높아지는 만큼 더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논리다. 이 긴장 관계 속에서 조건부 하향은 일종의 절충안이라 할 수 있다.

법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잡는 과정

역사적으로 보면 이는 법체계가 객관적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과정이다. 70년 이상 불변이었던 기준이 흔들리는 이유는 청소년의 신체·정신적 성숙도가 달라졌다는 객관적 지적, 그리고 범죄의 질과 양이 급변했다는 현실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논의가 단순한 처벌 강화 여론이 아니라, 사회 보호와 개인 보호의 균형을 어디에 맞출 것인지의 근본적 질문이라는 점이다. 만 13세의 범행 급증이 구조적 원인(사회 환경 변화, 발달 단계의 개인차 확대)을 담고 있다면, 이들을 어떻게 개입할 때 사회와 개인 양쪽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입법 과정에서도 계속 논쟁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촉법소년 연령 기준 개정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제도 개선 과제가 되었다. 정부의 조건부 하향 결정, 국회의 입법안 발의, 그리고 국민적 합의(81% 찬성)는 모두 변화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까지는 여러 입법 단계와 국무회의 검토가 남아 있다.

실무자 및 관심층이 주목해야 할 다음 단계:

  • 중대범죄의 정의 범위 확정: 조건부 하향이 제시되었으나, 어떤 범죄까지 포함할지는 아직 미정. 국무회의와 입법 과정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 보호처분 기준의 재정의: 연령 하향만큼 중요한 것은 해당 대상의 개입 체계다. 낙인효과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보호처분 기준이 병행되어야 한다.
  • 입법 진행 경과 추적: 국회에서 발의된 소년법 개정안이 상임위 심사, 본회의 토론을 거칠 예정이며, 정부안과의 조율 과정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