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확대 vs 현장 현실, 점점 벌어지는 간극
올해 육아휴직 관련 정부 지원이 대폭 확대됐다.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은 월 120만 원에서 최대 140만 원으로, 업무분담지원금은 월 2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으로 인상됐다. 다음 달 1일부터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 연속 사용한 경우도 업무분담지원금 지원 대상으로 확대된다.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정규직 직장인 900명 대상)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사용에 찬성하는 응답이 81.4%에 달한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제도를 지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다른 신호가 나온다. 같은 조사에서 남성 동료의 육아휴직 사용을 '권장'한다는 응답은 46.4%에 불과했다. 여성 동료 권장도 63.2%였다. 찬성과 권장 사이에 35%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왜 '축하'는 어려운가: 남은 직원이 떠안는 빈자리
이 괴리의 핵심은 '업무 공백'이다. 한 명이 휴직하면 그 업무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대체 인력 채용보다는 기존 직원의 분담으로 처리되는 구조다.
정부 지원금이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것도 문제다. 업무분담지원금 월 60만 원은 회사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업무를 늘린 직원이 받는 수당은 회사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공공기관 직원 조씨는 월 6만 원을, 유통회사 직원 손씨는 점포 1개당 월 5만 원을 받고 있다. 늘어난 업무량을 감안하면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
근본적으로는 최소 인력 운영이 문제다. 이미 여유 인원이 없는 사업장에서 한 명이 빠지면 남은 직원의 업무 강도는 급증한다. 손씨의 경우 원래 13개 점포를 담당했으나 퇴사자와 육아휴직자가 생기며 현재 17개 점포를 관리 중이다. 수당으로 보전되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다.
제도는 계속 확대되는데, 현장은?
정부는 계속 손을 놓지 않는 중이다.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지원금 인상 등 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만으로는 현장의 '눈치'를 걷어내기 어렵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사업주 지원에서 직원 보상으로의 전환이다. 대체인력지원금을 늘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업무분담수당을 직원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최소 인력 운영 구조에서는 어떤 지원금도 충분하지 않다.
결론: 제도 밖의 관리가 필수
육아휴직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그 권리를 사용하는 동료를 진심으로 축하하려면, 남은 직원이 그 대가를 치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실무적 조치는 다음과 같다:
- 회사의 업무분담금 지급 기준을 명확히 파악하고, 불공평하다면 인사팀에 개선을 요청할 것
- 휴직자 발생 시 자신의 추가 업무량을 기록해 두고, 실적 평가나 보상 협상 시 근거로 활용할 것
- 장기적으로는 조직 차원에서 휴직 상황 시뮬레이션과 인력 충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제안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