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50만 평 규모 부지가 폐허화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전국에서 폐교한 대학은 22곳이다. 이 중 13곳은 아직도 해산·청산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폐교 부지의 총 면적은 165만458m², 축구장 230여 개를 합친 규모다. 광주예술대는 2000년 폐교한 이후 26년째 해산·청산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문제의 심각성은 장기 방치로 인한 '폐허화'에 있다. 경남 진주의 한국국제대 캠퍼스는 정문이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고, 고장 난 트럭과 운행 중단된 통학버스가 방치돼 있다. 지난해에는 유리창 파손, 자물쇠 절단 등 무단침입 흔적과 청소년 비행이 확인됐다. 폐교 부지가 우범지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광양보건대다. 지난달 19일 법원의 파산 결정으로 개교 32년 만에 폐교 절차에 진입했다. 각종 비리로 촉발된 재정난이 직접 원인이었다.

원인: 학령인구 감소와 사업성 부재

폐교 대학의 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구조적이다.

  • 인구 감소 지역 집중: 대부분의 폐교 대학이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 지역에 위치한다.
  • 교통·입지 약점: 도시 외곽에 위치하거나 교통 여건이 열악해 활용 수요가 현저히 낮다.
  • 규모 부담: 초중고교와 달리 부지와 건물 규모가 매우 크다. 한국국제대만 해도 부지가 42만4367m²에 달한다.
  • 재정난 악순환: 사학 재단의 부실 경영이 폐교를 야기하고, 이후 정상화를 위한 투자 체력까지 소진된다.

이러한 조건들이 겹치면서 공개 매각도 어렵다. 한국국제대는 20여 차례 공개 매각에 유찰됐다.

전망: 지역경제 침체의 신호등

폐교 대학의 방치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다. 광양시장 정인화는 "대학의 존속과 정상화는 단순히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인프라와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국제대 주변의 상권 몰락이 이를 증명한다. 학생이 사라지면 캠퍼스 주변 소비 기반도 함께 붕괴된다. 지역 경제의 악순환이 구조화되는 것이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폐교 부지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학령인구 감소세는 여전하고, 지방 사학 재단의 재정 압박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사점: 정부 지원과 지역 산업 연계가 필수

현황 진단에서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과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강조한다. 폐교 부지를 방치하기만 해서는 지역 침체를 멈출 수 없다.

가능한 활용 방안은 다음과 같다:

  • 산업 인프라 전환: 지역의 주요 산업과 연계해 교육·연구시설, 산업단지, 창업 허브로 재구성
  • 주거·공공시설 재개발: 인구 감소 지역의 특성에 맞춘 소규모 주거나 공공복지시설 등으로 기능 변경
  • 법적·재정적 지원 강화: 해산·청산 절차의 지연을 해결하고, 초기 전환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현재 13곳의 미해산 폐교 부지에 대한 종합 실행 계획이 없다면, 향후 10년 이상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출구 없는 폐교 잔혹사'는 단순한 교육 통계가 아니라, 지방 소멸의 전조 신호다. 165만m²의 부지가 폐허로 변해가는 동안, 지역 경제는 더욱 공동화된다. 광양보건대의 파산이 보여주는 것처럼, 개별 대학의 경영난은 지역 인프라 붕괴로 직결된다.

실행 과제는 명확하다:

  1. 미해산 13곳에 대한 중기 활용 계획 수립 (정부·지자체·지역산업 협력)
  2. 해산·청산 절차 지연의 근본 원인 파악 및 법적 개선
  3. 지역 산업과 연계한 부지 재개발 사례 발굴 및 재원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