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기관별 지원 격차의 실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지원 격차가 취약 영유아의 교육 접근성을 크게 가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충북의 한 공공어린이집에서는 장애아동을 돌보는 특수학급 전담 교사가 체육 수업과 개별 돌봄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다. 반면 인근 병설유치원의 특수학급에는 일반교사 1명, 유아특수교사 1명, 특수교육실무사 1명, 방과후 과정 교사 1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통계는 규모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은 6736명, 유치원에서 특수교육을 받는 아동은 8582명이다. 이 중 어린이집 영유아들은 기관 자체 예산으로 심리치료를 감당해야 한다. 월 1인당 75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견디지 못한 원장들은 결국 치료를 중단하고 있다.
다문화 학급의 상황도 유사하다. 유치원 다문화 학급에는 한국어 강사가 배치되지만, 어린이집 다문화 반의 교사들은 번역기로 소통하고 있다. 야간연장 보육료 지원도 어린이집에는 없다.
원인: 유보통합 3법의 국회 교착
이 격차의 근본 원인은 정책 체계의 불일치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을 추진 중이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은 교육부 산하,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산하로 나뉘어 있고, 각각 다른 기준으로 인건비·교육비·치료비를 지원한다.
유치원 특수학급은 월 평균 15만 원의 치료비와 통학 비용을 지원하며, 시도교육청 소속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치료를 연계할 수 있다. 순회 교육, 정서·행동 중재, 보조 공학기기 대여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어린이집은 이런 시스템이 없다.
유보통합 3법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채로 예산 편성도 진행되지 못하면서, 일선 기관들은 자체 자원으로만 취약 영유아를 돌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사점: 초등 입학 이후의 학습격차 위험
영유아기는 신체 발달과 함께 어휘 능력 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제대로 된 특수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한 아동들은 초등학교 입학 후 학습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치원을 다닌 장애·다문화 아동과 어린이집을 다닌 아동 간의 발달 격차는 학령기 이후에도 교과 성취도 차이로 고착될 우려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서로 다른 기관에 가해지는 현 상황에서 "별도의 예산 지원 없이는 특수아동을 위한 맞춤 교육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론: 통합 지원의 시급성
유보통합 3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지속되면, 저소득·다문화·장애 영유아들의 교육 접근성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이원화된 지원 체계는 개인과 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야기한다.
다음 단계의 과제는:
- 국회의 유보통합 3법 논의 진행 상황 주시 및 정책 제언 채널 활용
- 현행 어린이집 특수교육 지원 규정 개선을 위한 부처 간 협력 촉구
- 다문화·장애 영유아 가정의 지원 프로그램 인식도 제고 및 민간 치료 지원 기관 연계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