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떤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그것이 왜 마음을 건드리는지 한참을 생각하곤 합니다. 실종된 딸 줄리를 둘러싼 기억과 진실을 다루는 2인극 '언체인'이 6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다는 뉴스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기억의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면 속에서 드러나는 것들
'언체인'은 2017년 초연 이후 2019년, 2020년을 거쳐 세 차례 시즌을 선보인 작품입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YES24스테이지 2관에서 새로운 시즌의 막이 올랐습니다. 올해 무대에는 이재준 연출이 새로 합류했고, 배우 최호승, 양지원, 손유동이 실종된 딸의 흔적을 쫓는 마크 역을, 최석진, 김기택, 박정혁, 강은빈이 이유도 모른 채 함께 납치돼 지하실에 갇힌 싱어 역을 맡고 있습니다.
무대 위의 두 인물은 극한의 상황에서 탈출을 위해 서로를 탐색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위기 상황이 아닙니다. 기억과 진실, 죄의식과 연민이 교차하는 진실한 심리 드라마입니다. 극은 사건의 전말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인물들의 대화와 기억의 틈새 사이로 조금씩 진실이 드러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에선 일정한 간격으로 메트로놈 소리가 들립니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계속 일깨워주는 것처럼.
불확실성 속에서 느끼는 우리의 불안
혹시 우리는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정말 사실인지 의심해본 적이 있나요? '언체인'의 두 인물처럼 극한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우리는 종종 기억과 진실의 거리에 대해 불안해합니다. 남의 말과 내 기억이 다를 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가 같은 일을 다르게 기억할 때.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무언가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 진실을 추적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 극이 주는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들의 걱정은 아마도 이럴 것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맞을까. 상대방과 나 중 누가 진실을 알고 있을까. 잃어버린 것들을 정말 되찾을 수 있을까.'
함께 마주하는 것의 가치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언체인'이 이 불안들을 해결해주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이 극은 우리에게 다른 것을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두 인물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대면하고, 탐색하고, 결국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실이 하나만 존재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 기억과 진실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것들을 함께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 마크는 줄리를 찾으러 나갔지만, 싱어와의 만남 속에서 또 다른 것들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우리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될지 모릅니다.
결론
'언체인'은 2017년 초연 후 6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무대 위에 섰습니다. 지난달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에서 공연됩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 자신의 기억과 진실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당신 곁에 당신과 다른 기억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한번 진실하게 대면해보는 것입니다. 비로소 무언가가 풀려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