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전통시장과 한옥이 만나는 공간의 재구성
서울시가 제기동 988번지 일대를 무대로 '2026 서울한옥 미래상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7월 1일 시작된 이 공모는 9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총 2,000만원의 상금(대상 1,000만원, 최우수상 각 200만원×2명, 우수상 각 100만원×3명, 장려상 각 50만원×6명)을 걸고 창의적 제안을 모집한다.
제기동 일대는 약 165동의 한옥이 밀집한 유일무이한 기성시가지 전통시장형 한옥마을이다. 경동시장, 약령시라는 생활밀착형 시장과 인접해 있으며, 올해 2월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 조성이 아니라 생활공간으로서의 한옥 가치를 정책적으로 인정한 신호다.
원인: 도시재생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
제기동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몇 가지 거시적 흐름이 있다. 첫째, 기존 도시재생 모델의 한계다. 북촌, 은평, 익선동 등 기존 한옥마을은 관광지로 성공했으나, 주민 삶의 질 향상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에는 미흡한 평가가 많다. 공모전 공지에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가 살아갈 도시한옥 모델을 실험한다"고 명시한 것도 이 같은 반성에 기인한다.
둘째, 전통시장의 경제적 재평가다. 제기동은 인근 경동시장·약령시와 한옥이라는 문화자산을 동시에 보유한 드문 지역이다. 전통시장과 관광이 결합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는 점이 인식되고 있다. 이는 도시재생을 '하드웨어 투자'에서 '라이프스타일 설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전망: 경제적 가치 창출의 경험장
공모전의 평가 기준은 건축 미학을 넘어선다. 뉴스에 따르면 "계절과 시간의 흐름,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와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고 서로 관계를 맺으며 머무는지 미래의 일상을 담은 공간 경험"이 핵심 평가요소다. 이는 한옥과 전통시장이 단순 문화유산이 아니라 경제활동과 주민 삶이 활발하게 순환하는 생명력 있는 생태계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제기동을 "북촌, 은평, 익선동에 이어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 관광을 이끌 '경동한옥마을'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한옥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이 서울 도심에서 다층화된다는 의미를 담는다. 각 권역이 차별화된 경제 생태계를 갖춘다면, 서울 내 한옥 기반의 관광·소비 네트워크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공모 참가 대상을 건축·도시·조경·실내건축 관련 전공자로 제한하면서도, "여러 학제가 섞인 팀 구성을 적극 장려"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단일 분야 전문가보다 다양한 학제 간 협업을 중시하는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결론: 실행 과제로서의 도시재생
이번 공모는 한옥마을 조성의 신호탄이 아니라 미래 도시재생 모델의 실험 플랫폼이다. '서울한옥 4.0 재창조계획'이라는 상위 정책 기조 아래, 제기동은 전통과 일상, 관광과 생활이 공존하는 도시재생의 원형을 만드는 현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행 단계로서 주목할 점:
- 7월 7일 공모 설명회를 통해 구체적 방향성이 공개될 예정이다. 잠재 참가자들은 서울한옥포털 공지사항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도시재생에 관심 있는 청년 건축가나 학생, 관련 전공자라면 7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의 참가 등록 기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제기동 일대 투자나 사업 검토 중인 기업들은 공모전 결과(10월 21일 발표 예정)를 도시계획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