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시장이 명확히 답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대형마트 이마트의 수입 삼겹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수입 삼겹살 매출은 96% 늘었다.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면 6월 한 달 실적을 보면 선명해진다. 이마트 수입 삼겹살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4% 늘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204% 신장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상품 매출 변화가 아니다. 한국 가정의 식탁에서 일어나는 선택의 변화, 즉 국산을 외면하고 수입산을 선호하는 현상을 수량화한 것이다. 특히 고물가 부담이 뚜렷해진 3월부터 6월 사이에 증가 폭이 더 가파르다는 점은 명백한 대체(substitution) 현상을 시사한다.

원인: 가격 격차의 현실과 환율의 무게

수입 삼겹살이 팔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이다. 이마트의 수입 돈육 브랜드 '탄탄포크'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은 행사 때 100g당 890~990원 수준에 판매된다. 국산 삼겹살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행사 가격만이 아니다. 평시에도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은 100g당 2,080원 안팎이다. 600g 한 팩 기준으로 국산보다 5,000~6,000원 정도 싸다.

이 차이는 소비자 심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외식비가 오른 현 상황에서 가정 내 식사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고기 가격 차이는 가계부에 직결된다. 600g 삼겹살을 한 달에 4번 구매한다면 월 2만~2만4천 원의 차이가 누적된다. 이것이 "손 떨려서 못 사"는 표현까지 불러낸 국산 가격의 상징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가격 격차가 구조적이라는 것이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으나, 환율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환율과 글로벌 수급은 수입 돼지고기 가격을 흔드는 주요 변수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일본의 캐나다산 수요 변화도 국내 수입 가격에 영향을 준다. 즉, 국내 요인(국산 가격)과 국제 요인(환율, 해외 수급)이 장기간 엇갈리면서 가격 격차가 구조화되었다.

전망: 품질 개선이 대체를 가속한다

과거에는 수입 삼겹살이 냉동 대패삼겹살이나 식자재용 고기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콜드체인 관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냉장과 냉동 모두 품질이 개선되었다. 특히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은 신선도와 식감이 강점으로 떠올랐다.

맛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소비자가 크게 느낄 정도는 아니다는 전문가(MD) 평가도 중요하다. 미주 지역 돼지고기는 국내산보다 살코기 비중이 높고 지방층이 얇은 편이다. 국산은 진한 감칠맛과 풍부한 기름맛이 특징이고, 수입산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이는 취향의 문제이지 품질의 문제가 아니다는 의미다.

결국 가격 격차가 지속되고 품질이 더 개선된다면, 소비자 선택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지역에서 돼지고기 소비가 늘면 국내 수입 단가도 함께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유일한 제약 요인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라면 국산 삼겹살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기 전까지 이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소비자의 선택은 시장의 신호다. 국산 삼겹살을 외면하는 현상은 국산 고가격 문제의 장기화를 의미한다. 이를 역전시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 국산 돼지고기 가격 개선: 현재 추이로는 국산이 경쟁력을 되찾기 어려우므로 생산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 수입산과의 차별화 전략: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신선도, 원산지 신뢰 등 다른 축에서의 포지셔닝 필요하다.
  • 소비자 인지 모니터링: 수입산의 품질 개선이 계속되는 만큼, 소비자 반응과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