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대구시장 선거에서, 두 후보가 내건 경제 공약의 결이 뚜렷하게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대구를 ‘스포츠산업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는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경제 대개조를 각각 제시했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월 29일 두 후보가 나란히 투표소를 찾아 막판 지지를 호소하면서, 이 두 공약은 대구 경제의 방향을 가르는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다. 차분하게 시장과 정책의 맥락 속에서 이 이슈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 거시 요인이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지 짚어본다.

현황: 박빙 구도 속에서 갈라진 두 경제 공약

5월 29일 오전, 김부겸 후보는 대구 수성구 고산2동 사전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한 뒤 “대구가 절박하다. 대구 경제를 진짜로 살릴 방법은 대구가 어떤 형태로든 새로 일어날 큰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추경호 후보도 수성구 범어1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며 “경제부총리 경험을 살려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가 이날 발표·제시한 핵심 경제 공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김부겸 후보 — 스포츠산업 수도: 삼성 라이온즈 등 지역 프로스포츠팀과 연계한 ‘스포츠테크 밸리’ 조성 등을 통해, 10년 안에 스포츠산업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상.
  • 추경호 후보 — 블록체인 금융 활용: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10조 원 규모로 확대하고, ‘대구로페이’ 발행 규모를 1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구상.

여기서 ‘스포츠테크’란 데이터·센서·영상 분석 등 기술을 스포츠 산업에 접목하는 분야를,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란 거래 기록을 분산 저장해 위변조를 어렵게 만드는 기술을 결제·자금 지원 체계에 적용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두 공약 모두 ‘10조 원’이라는 규모를 핵심 숫자로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판세에 대해 김 후보는 “지금 치열하다. 각축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이미 흐름은 조금 제 쪽으로 잡힌 것 같다”고 주장했고, 추 후보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투표 직전까지 한 표라도 더 얻겠다”고 했다. 두 후보가 박빙 승부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막판 중도층의 표심이 경제 공약 평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원인: 왜 ‘산업 육성’과 ‘금융 인프라’로 갈렸나

두 공약이 서로 다른 결을 갖게 된 배경에는 후보 각자의 이력과 대구 경제가 처한 현실 인식이 작동한다.

후보의 경력 자산이 공약 설계에 반영됐다

추 후보는 스스로 “경제부총리 경험을 살려”라고 밝혔듯, 거시 금융·재정 운용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소상공인 금융 지원 확대(10조 원), 대구로페이 발행 확대(1조 원)처럼 ‘자금이 흐르는 인프라’를 손보는 방향은 금융 정책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금융의 토대로 끌어온 것도 결제·지원 체계의 효율과 투명성을 겨냥한 설계로 읽힌다.

반면 김 후보는 “대구가 새로 일어날 큰 계기”라는 표현으로 산업 자체의 신규 동력 창출에 무게를 둔다. 삼성 라이온즈라는 지역 자산과 ‘스포츠테크 밸리’를 묶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기존 제조업 중심 도시에 성장 축을 하나 더하려는 접근이다.

공통 분모는 ‘대구 경제의 절박함’이다

주목할 점은 두 공약이 방법은 달라도 출발점은 같다는 것이다. 김 후보의 “대구가 절박하다”, 추 후보의 “대구 경제를 살리고”라는 발언은 모두 지역 경제의 활력 저하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한쪽은 ‘새로운 산업(스포츠)’이라는 수요·성장 측면에서, 다른 쪽은 ‘금융 인프라’라는 자금 공급 측면에서 같은 문제를 풀려는 셈이다. 즉 이번 선거의 경제 공약 대결은 ‘무엇을 키울 것인가’ 대 ‘어떻게 돈을 돌릴 것인가’의 구도로 정리된다.

전망: 두 공약을 평가할 때 봐야 할 점과 시사점

뉴스에 명시된 사실만으로 미래 수치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공약의 구조를 차분히 뜯어보면, 유권자가 어디를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끌어낼 수 있다.

김부겸 공약 — ‘10년 10조 원’의 시간표와 연계성

스포츠산업 매출 10조 원은 10년이라는 명확한 기간이 붙은 목표다. 이는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 산업 육성 시나리오라는 뜻이며, 삼성 라이온즈 등 이미 존재하는 지역 프로스포츠 자산과의 연계가 실현 가능성의 핵심 변수다. 평가 시 살펴볼 지점은 ‘스포츠테크 밸리’가 기존 팀·인프라와 얼마나 구체적으로 묶이는가, 그리고 10년 목표를 단계별로 쪼갠 중간 지표가 제시되는가다.

추경호 공약 — 금융 인프라의 ‘규모’와 ‘작동 방식’

소상공인 지원 10조 원, 대구로페이 1조 원이라는 숫자는 자금 규모를 분명히 제시한 강점이 있다. 다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이 규모의 자금 지원에서 실제로 어떤 효율(비용 절감·투명성 등)을 만들어내는지가 관건이다. 평가 시 주목할 점은 기존 지역화폐·정책자금 체계 대비 블록체인 적용이 더하는 실익이 구체적으로 설계됐는가다.

두 공약 모두 ‘10조 원’이라는 큰 숫자를 공유하지만, 김 후보는 ‘산업 매출’이라는 결과 지표를, 추 후보는 ‘금융 지원’이라는 투입 지표를 가리킨다. 같은 숫자라도 의미하는 경제적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분리해 읽어야 한다.

실무적 관점의 해석

지역 경제 공약을 판단하는 실무 관점에서, 핵심은 ‘규모(숫자)’보다 ‘작동 경로’다. 매출 10조 원이든 지원 10조 원이든, 그 돈이 어떤 단계를 거쳐 지역 일자리·소상공인 매출·세수로 환류하는지의 경로가 분명할수록 공약의 신뢰도는 올라간다. 유권자가 두 공약을 비교할 때는 숫자의 크기를 나란히 놓기보다, 각 숫자에 붙은 기간(김 후보의 ‘10년’)과 수단(추 후보의 ‘블록체인’)이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따져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결론

5월 29일 사전투표 현장에서 드러난 두 후보의 경제 공약은, 대구 경제 활성화라는 공통 목표 아래 ‘스포츠산업 육성(김부겸)’과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추경호)’라는 서로 다른 경로로 갈린다. 김 후보는 10년 내 스포츠산업 매출 10조 원을, 추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 10조 원·대구로페이 1조 원을 핵심 숫자로 제시했다. 박빙 구도 속에서 막판 표심이 이 공약 평가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독자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숫자에 붙은 조건을 분리해 읽기: ‘10조 원’이라는 규모만 보지 말고, 김 후보 공약의 ‘10년’이라는 기간과 추 후보 공약의 ‘블록체인’이라는 수단이 구체적으로 설계됐는지 확인한다.
  • 작동 경로 점검: 공약의 돈이 지역 일자리·소상공인·세수로 어떻게 환류하는지, 후보 측 자료에서 단계별 설명을 찾아 비교한다.
  • 본인 이해관계와 매칭: 소상공인·자영업자라면 금융 지원 공약을, 신산업·고용 측면에 관심이 있다면 스포츠산업 공약을 본인 상황에 대입해 실익을 가늠한다.

차분히 보면,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경제 공약 대결은 단순한 구호 경쟁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무엇으로 키울 것인가’와 ‘어떻게 돌릴 것인가’에 대한 두 가지 답안의 비교다. 최종 판단은 6·3 본투표를 앞둔 유권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