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월 7일) 시행되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는 명확해 보인다.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이 확정 판결한 허위정보를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핵심적인 공백이 존재한다. 정부가 허위정보를 직접 판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판단의 책임이 네이버·유튜브·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뉴스에서 우려하는 '기준 불명확'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현황: 플랫폼이 판단하는 허위정보
법 시행에 맞춰 주요 플랫폼들이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신고 항목에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불법정보 허위조작정보 신고'를 추가했고, 블로그·카페·지식인에서 신고 메뉴를 통해 URL·신고 근거·증빙 자료를 제출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도 운영 정책을 개정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유사하게 정책을 마련했다.
손해배상의 기준도 뉴스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정의돼 있다. 최대 5배의 가중 손해배상은 직전 3개월 동안 3개 이상 게시물을 올려 광고 수익을 얻은 이 가운데 구독자 10만 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 회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원인: 기준의 불명확성이 생기는 이유
문제는 '허위'의 정의에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비판, 정치적 주장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의견과 거짓은 어디서 나뉘는가?
각 플랫폼이 자체 운영정책에 따라 판단하되, 필요하면 민간 사실확인단체의 검증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는 규정만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명백한 허위 사안은 기존 심의 체계로 처리하되, 허위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심의를 거칠 방침"이라고 했다.
즉, 네이버는 KISO를 거치지만, 유튜브나 카카오는 자신의 기준을 먼저 적용할 수 있다. 플랫폼별로 심의 방식과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가운데, 각 플랫폼의 내부 정책이 사실상 '허위정보'를 판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전망: 혼란과 대응의 필요성
뉴스의 우려가 타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플랫폼에서 허위로 판정된 정보가 다른 플랫폼에서는 다르게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와 신고자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실무 관점에서의 대응 포인트:
- 신고 전 해당 플랫폼의 운영정책을 먼저 확인하자. 각 플랫폼의 심의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콘텐츠 제작 시 의견과 사실을 명확히 구분하라. 법은 의견을 규제하지 않지만, 플랫폼은 자체 기준에 따라 제한할 수 있다.
- 광고 수익을 얻는 콘텐츠(구독자 10만 명 이상 등)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5배 손해배상과 최대 10억 원 과징금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통일된 기준 수립이나 플랫폼 간 협의를 통한 표준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론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의 시행은 온라인 신뢰도 제고의 필요성을 반영한다. 다만 정부의 직접 판정을 배제하고 플랫폼의 자율 판단에 맡긴 구조에서는 '기준의 불명확성'이 불가피하다. 각 플랫폼이 자신의 운영정책을 기반으로 판단하는 한, 통일성과 예측 가능성의 확보가 과제다.
다음 단계:
- 신고나 콘텐츠 게시 전 해당 플랫폼의 정책 변화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기
- 의심되는 허위정보 발견 시 한 플랫폼이 아닌 여러 플랫폼에 일관되게 신고하여 플랫폼 간 판단 기준 비교 검증하기
- 광고 수익 관련 콘텐츠라면 법적 자문을 통해 사전에 위험도를 진단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