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이 가동되다

4월 22일 국민연금공단의 '치매안심 재산관리 서비스'(치매머니 공공신탁)가 문을 열었다. 불과 1개월 반 만에 1,271건의 문의가 들어왔고, 현재 4건의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첫 가입자인 84세 전모 씨의 사례가 보여주듯, 이 제도는 치매 환자의 현금 자산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며 경제적 학대를 원천 차단하는 구조다.

전 씨는 공공신탁 계약으로 2,000만 원 현금자산과 월 120만 원의 기초연금·생활급여를 국민연금공단에 맡겼다. 대신 공단은 매달 80만 원을 생활비로 지급하고, 월세(33만 원)와 공과금(13만 원)을 직접 납부한다. 특별한 의료비가 필요하면 후견인의 신청으로 즉시 집행된다. 공공신탁은 최대 1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원인: 가족 해체와 경제적 취약성의 교집합

이 제도가 등장한 배경은 현실적이다. 현재 65세 이상 치매 환자의 자산이 172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족이 없거나 연고가 끊긴 노인들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지 못한다. 전 씨가 짜장면을 사먹으러 인출한 10만 원을 들고도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 현실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어려움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다음 변화를 반영한다:

  • 가족 해체의 심화: 1호 가입자를 포함해 현재 계약자 4명 모두 가족과 연고가 끊겨 혼자 살거나 요양시설에 입소한 상태
  • 고령층 금융 학대의 증가: 치매 환자 자산의 무분별한 유출을 방지할 공적 메커니즘 부재로 인한 문제 심화
  • 공공 후견인 제도의 부족: 가족 대신 국가가 나서야 할 수준까지 도달

전망: 제도 확산의 조건과 한계

현재 4건의 계약에서 118건 신청, 34건 심층 상담이 진행 중인 상황은 수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제도 확산에는 구조적 장애물이 있다.

후견인 선임까지 2~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이 병목이다. 공공신탁에 자산을 맡기려면 법원의 심리를 거쳐 후견인을 지정받아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자산 유출의 위험은 계속된다. 또한 가족 동의 속도, 지역별 치매안심센터의 역량, 공공 후견인 인프라 확충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사례는 이 제도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준다. 가족들이 부동산은 손대지 않고 현금 자산 1억 1,000만 원만 공단에 맡기기로 합의한 것처럼, 투명한 재산 관리가 가족 간 갈등을 사전에 차단한다.

경제 지표로 본 의미

  • 172조 원: 65세 이상 치매 환자 자산 규모(지난해 말 기준) - 국가 개입의 정당성
  • 1,271건: 2개월간 문의 건수 - 잠재 수요의 크기
  • 2~4개월: 후견인 선임 소요 기간 - 제도 병목 구간

결론

지인에게 월급을 빼앗기던 치매 환자의 '안심' 시대가 시작됐다. 국민연금공단이 나서 생활비 관리와 의료비 선지급을 책임지는 공공신탁은 단순한 복지 제도를 넘어, 가족 붕괴 시대 국가의 역할 재정의다.

다음 단계:
- 치매안심센터나 요양시설에서 재산관리 필요성을 인지한 경우, 공공신탁 신청 검토
- 가족이 있다면 미리 합의 구조(동의 범위, 관리 자산 범위)를 정리해 후견인 선임 절차 단축
- 지역 치매안심센터(보건소 산하)에 문의해 신청 절차와 소요 기간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