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세계 교역 시장에 타격을 준 대규모 담합 적발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국 컨테이너 제조업체들의 대규모 담합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해운사를 상대로 공모했다는 지적으로, 담합으로 인한 전 세계 교역시장 피해 규모가 350억달러(약 54조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부당 거래를 넘어 국제 교역 체계에 영향을 미친 사건의 성격을 가진다.
조사의 계기는 미국 정부다. 미국 경쟁당국(DOJ)이 지난 5월 중국 컨테이너 제조사들을 담합 혐의로 기소하면서 본격화했다. 조사 대상은 세계 1위인 중국국제해양컨테이너그룹(CIMC)과 싱가마스컨테이너홀딩스 등 중국 제조사 4곳이다. 적발된 담합 행위는 2019년부터 2024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이 기간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고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해운협회를 통해 공정위에 신고한 피해 기업은 HMM,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이다. 이들은 코로나19 물류대란 시기 중국 업체에서 수입한 컨테이너의 수량과 가격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원인: 공급 이상과 가격 급등이 만든 시장 왜곡
컨테이너 가격 변동은 담합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영국 해운조사업체 드루리의 자료에 따르면 20피트 컨테이너의 연평균 가격은 2019년 1750달러에서 2021년 3690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표면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공급 부족이 원인으로 보였으나, 실제로는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제한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조장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러한 가격 급등은 단순히 컨테이너 업체의 이윤 증대에 그치지 않았다. 글로벌 해운사들의 운송료도 연쇄적으로 인상됐고, 결국 수출입 기업들의 로지스틱 비용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한국과 같이 국제 교역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제조업과 무역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전망: 규제와 배상 청구가 재편할 산업 지형
공정위는 담합이 해외에서 이뤄졌어도 국내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면 조사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과징금 부과뿐 아니라 국제 손해배상 소송의 길도 열린다. 국내 해운업체들이 공정위 조사 결과를 증거로 삼아 중국 제조업체를 상대로 국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향후 중국 산업과 한중 무역 구도에 긴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미국 DOJ 등 해외 경쟁당국과 협조하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경쟁 집행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한 국가의 부당 행위가 다른 국가의 기업에 피해를 주면, 국경을 넘어 공동 조사와 제재가 이뤄지는 추세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결론
이번 한중 컨테이너 담합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시장 왜곡이 발생했는지 드러낸 사건이다. 향후 국내 기업들은 다음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2019~2024년 컨테이너 구입 내역과 가격 자료 정리 (손해배상 청구 대비)
- 로지스틱 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에 반영된 범위 점검 (배상액 산정 참고)
- 공급망 다각화를 통한 중국 컨테이너 의존도 감소 전략 수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