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7월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한경 AX 서밋'에서 AI 도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인수 SK텔레콤 AI 보드 팀장은 기업의 AI 활용 패러다임이 "도입에서 위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조직의 인력 구성과 일하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의 AI 전략: 과거에서 현재로의 방향 전환
SK텔레콤이 정의하는 AI 도입의 변화 과정은 두 단계로 구분된다.
- 과거 단계: 얼굴인식, 에이닷(A.dot), 에이전트 플랫폼 등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 자체가 중심
- 현재 단계: 사람과 시스템,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
김인수 팀장은 "기술을 도입한다고 사람이 자동으로 바뀌지 않는다"며 "혁신의 성과는 사람과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좋은 AI 도구를 제공하거나 사용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변화는 '무엇을 어떤 AI에게 맡길지' 결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AI 네이티브 기업의 정의와 조직 설계 원칙
SK텔레콤은 'AI 네이티브 기업'을 명확히 정의했다.
- 잘못된 정의: AI 도구를 많이 쓰는 회사
- 올바른 정의: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도록 회사 전체를 다시 설계한 조직
이 전환의 핵심은 임직원의 역할 재정의에 있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임직원은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조직을 구성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AI 전담 조직이 모든 답을 제공하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문제는 현장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현업 임직원이 "내 업무에 AI를 적용해보고 싶다"는 인식을 가질 때 조직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X 리더십: AI 시대의 필수 역량
SK텔레콤이 제시한 핵심 개념은 AX 리더십이다. 이는 AI에게 일을 시키는 능력을 뜻하며, AI 기술을 이해하는 개인적 리터러시 수준을 넘어 조직 성과를 내는 실행 역량에 가깝다.
AX 리더십은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 문제정의력: AI에게 맡길 일을 명확하게 분해하는 능력('일의 인수분해')
- 위임 판단력: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에 맡길 일을 구분하는 능력
- 결과 검증력: AI가 만든 산출물을 평가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축적하는 능력
이 세 역량이 모두 갖춰질 때, 조직은 AI 도입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업무 위임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기존 조직 문화와의 차이
전통적인 조직에서는 AI 도입이 "새로운 도구 추가" 수준에 머물렀다면, SK텔레콤이 추구하는 모델은 근본적인 조직 재설계를 요구한다.
- 기존 방식: AI 도입 → 사용량 증대 → 성과로 측정
- 새로운 방식: 업무 분석 → AI 위임 → 문제 해결 여부로 평가
성공의 기준도 달라진다. 단순히 AI 사용 횟수가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했는지 여부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결론: 실무 적용의 첫 번째 단계
SK텔레콤의 발표는 현재 많은 기업이 직면한 AI 도입의 딜레마에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한 기술 도입으로는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험에 기반한 전략이다.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행 방안:
- 현재 업무 중 AI에 위임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정의하고, 각 팀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업무와 AI가 담당할 업무를 분리하기
- 단순히 AI 도구의 도입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해결된 비즈니스 문제와 개선된 의사결정 품질을 성과 지표로 설정하기
- 현장 임직원이 AI 활용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인센티브 구조를 재조정하기
이러한 전환이 성공하려면 기술 도입보다 조직의 의식 변화와 일하는 방식의 재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