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국가 자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AI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오늘(7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즈푸AI 등 중국 프런티어 AI 기업들과 자국 첨단 모델에 대한 해외 접근 제한 방안을 논의 중인 상태다. 이는 미국의 수출 통제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며, 동시에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각국의 자체 AI 모델 개발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AI 수출 통제, 구체적 검토 단계

중국 정부가 검토 중인 규제 방식은 3단계 구조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개방 모델은 간단히 신고하고, 고도화된 기술은 보안 심사 절차를 거친다. 최첨단 모델은 공개 출시를 금지하거나 해외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AI 기술 유출을 국가안보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중국 AI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 주체를 자국 기관 및 기업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러한 조치들은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테스(Claude Opus) 같은 첨단 AI 모델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이 이에 맞서는 형태다.

중국 AI 모델의 급성장, 수치로 보기

중국 AI의 성장 속도는 데이터가 명확하게 보여준다. 글로벌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5개사(딥시크, 알리바바, 즈푸AI, 미니맥스, 샤오미)의 AI 모델 점유율 변화는 다음과 같다.

  • 2024년 말: 0%
  • 2026년 5월: 61%

18개월 만에 0에서 61%로 급등한 수치다. 오픈라우터는 400개가 넘는 오픈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월간 사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넘는다.

중국 AI 모델의 경쟁력: 저가 전략

중국 AI 모델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핵심은 가격 경쟁력이다. 딥시크 V4프로를 앱에 연결하는 비용은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8 대비 최대 2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미국 기업이 엔비디아 GPU와 연구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모델을 중국 기업이 '증류'(distillation) 기법으로 복제하면서 비용을 극도로 낮춘 결과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산 AI 칩을 쓰는 데이터센터에 전기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모델 정보를 공개하는 개방형 모델 생태계를 장려함으로써, 글로벌 개발자들이 쉽게 개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 미치는 영향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가 실행되면 글로벌 기업의 AI 운영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저비용 중국 모델에 의존해온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부터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미국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AI를 활용해온 만큼, 영향 범위는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 AI 개발의 기폭제

미국과 중국이 AI를 국가 자산화하려는 움직임은 역설적으로 나머지 국가들의 자체 AI 모델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 초강대국의 기술 통제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각국이 자국의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소버린 AI'(주권형 AI)를 개발하지 않으면 기술 종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를 다극화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

미국의 첨단 AI 수출 통제와 중국의 맞대응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글로벌 AI 산업의 블록화(Fragmentation)를 의미한다. 중국 AI 모델의 점유율이 18개월 만에 61%에 도달한 현실은 가격 경쟁력과 개방형 모델 정책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기업과 정부는 다음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

  • 기업 측: 단일 AI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다중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
  • 정부 측: 자국의 AI 기술 기반 강화 및 데이터 주권 확보 전략 수립
  • 개발자 측: 오픈형 모델과 클로즈드형 모델의 특성을 파악하고 효율적 조합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