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예산 부족으로 미뤄진 사방댐 준설, 참사 부른다

산청에서 지난해 7월 폭우로 14명이 숨진 사건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공공 방재 시설의 관리 공백을 드러낸다. 극한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사방댐 준설이 예산 문제로 미뤄지면서 돌더미가 계곡에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참고 뉴스에 따르면 가평군의 경우 지난해 폭우로 사유 시설 5374건(총 123억 원)이 피해를 입었는데, 사방댐 유무가 피해 규모를 좌우했다. 피해가 큰 상위 10개 마을에는 사방댐이 8개뿐이었던 반면, 피해가 적은 하위 10개 마을에는 26개가 있었다. 즉, 사방댐 하나가 대규모 재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지 통계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산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예산탓 준설 미루고 복구 더뎌"라는 언론 표현처럼, 극한 기후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방재 인프라의 기본 유지보수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원인: 정책 시차와 공공 재정의 뫼비우스 띠

이 문제의 근저에는 두 가지 구조적 결함이 있다.

첫째, 사후 대응 중심의 정책 순환이다. 가평군은 지난해 참사 이후 사방댐 12개를 신설했지만, 피해가 심했던 상위 10곳 중 7곳은 여전히 신설 계획이 없다. 재정이 투여되는 것은 항상 사건 이후인 것이다. 이는 비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다. 사방댐 하나가 5톤 트럭 수십 대 분량의 토석류를 막는다면, 사전 설치는 사후 복구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둘째, 준설(준설: 계곡에 쌓인 모래·자갈·돌을 치우는 작업)과 유지보수가 예산 순위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새 시설 건설은 정치적 가시성이 높지만, 기존 시설의 정기적 준설은 '경상비'로 취급되며 극한 기후 시대에도 우선순위가 낮다. 참고 뉴스에 따르면 마일리 사방댐은 지난해 수해 전까지 "쌓인 흙을 퍼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주민 증언이 나올 정도다.

전망: 거시 경제에서 읽는 신호

이 사건은 한국 재정의 큰 변화를 시사한다.

기후 리스크 비용화. 극한 기후 현상의 증가는 더 이상 통계 추상화가 아니라 연 단위 반복되는 현실이다. 기상청이 산사태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하고, 9일까지 200mm 이상의 폭우가 예보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방재 인프라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이는 정부 재정 지출 구조의 재편을 의미한다. 극한 기후 대응 비용이 국방, 교육, 복지와 경쟁하는 구도로 진입한다는 뜻이다.

공공 투자 효율성의 재평가. 가평군 사례에서 보듯 사방댐 존재 여부가 피해액 기준 3배 이상의 차이를 만든다. 같은 200억 원을 투여하더라도 새로운 시설 건설(정치적 선호)보다 기존 시설 유지보수(효율성)에 배분하면 국가 손실을 더 크게 줄 수 있다는 계산이 강화될 것이다.

결론: 정책 실행 속도의 문제

산청에서 14명이 숨진 사건은 기후 리스크의 구체화다. 정부가 인식하고 있더라도, 정책 실행 시차가 치명적 피해로 전환된다. 지난해 참사 1년 후인 현재도 복구가 진행 중이고, 미흡한 예산으로 준설이 미뤄지고 있는 현실은 공공 부문의 신속한 적응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실행 가능한 다음 단계:

  • 극한 기후 시대 정부 재정 배분 기준 재검토 (정책 입안자·예산 담당자): 사전 예방 투자의 비용-편익 분석을 명확히 해, 매년 예산 심의 시점에 우선순위를 상향할 근거 확보

  • 준설 주기와 기준의 법제화 (지자체·산림청): 현재 '사방댐 설치' 중심에서 '사후 관리 기준' 수립으로 전환. 기상 예보 수준에 따른 선제적 준설 일정표 공개

  • 장마·폭우 계절 전 사전 점검 정례화 (지역 주민·재난 담당부서): 뉴스에 따르면 현재 장마 후 예정된 하천 복구도 6일에 시작했을 정도로 기민함이 부족하다. 폭우 전 점검으로 하루라도 대피 시간을 벌 수 있는지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