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입이 예정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토지 매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보상 협의가 완료된 땅은 전체 부지 727만4000㎡ 중 37.7%인 274만1000㎡에 불과하다. 전체 면적의 37.5%(272만8000㎡)는 토지 소유자들이 보상액에 이의를 제기해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한 상태이며, 협의 진척이 없는 14.0%(102만㎡)는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
당초 계획상 토목공사는 지난달 중에 착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지 매입 완료까지 최소 6개월의 추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착공은 당초 예정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야심 찬 '메가 프로젝트'가 현실의 복잡한 협의 과정에 직면한 것이다.
정부의 빠른 완공 약속과 정치적 불확실성 사이
정부는 지난달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용인 국가산단의 완공 시기를 2047년에서 7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동시에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을 병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국내 생산 기지 다원화를 겨냥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다른 신호가 나온다. 야권은 용인 국가산단의 일부를 호남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내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으며, 이것이 사업 추진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호남 이전론으로 인해 용인 국가산단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며, 실제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월에 예정했던 토목공사 입찰공고를 취소한 점을 들었다. 거시적 프로젝트 목표와 지역 정치의 마찰이 착공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 중인 것이다.
정부의 속도 전환과 남은 과제
정부는 위기 대응에 나섰다. 보상이 마무리된 부지부터 선착순으로 공사를 시작하는 '분할 착공'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늦어도 연내에 보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H는 7, 8월 중 강제수용 절차(시행자 재결)를 신청해 협의 지연 부분을 해결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의 가동 일정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LH는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 조기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정시 완공을 위해 절차를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뉴스에서도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 반도체 팹의 가동을 위해서는 고압 송전망과 전력 공급이 필수인데, 고압 송전망이 들어설 지역의 주민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LNG발전소 확충 등 전력 대책이 시급한 만큼, 토지 보상 해결 이후에도 인프라 조성이라는 별개의 과제가 남아 있다.
결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토지 매입 38% 수준의 지연으로 착공 미루어지는 상황에 처했으나, 정부가 강제수용 절차와 분할 착공 등으로 대응 중이다. 연내 토지 보상 완료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주민 협력이 중요하며, 착공 후에도 전력망 확충이 병렬로 진행되어야 7년 단축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향후 LH의 구체적 조기화 방안 발표와 전력 기반시설 일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