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광역수사단의 전면 재검토 시작
경찰 광역수사단이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 기존 종로경찰서와 달리 광역수사단은 수사 대상을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뿐만 아니라 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전체로 확대했다. 이는 선임 과정의 모든 단계를 의혹의 대상으로 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2년 전 감사, 무엇을 확인했나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는 이미 선임 과정의 주요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문체부 기록에 따르면:
- 전력강화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홍 감독과 외국인 감독 1명이 공동 1순위로 선정됨
- 정해성 당시 위원장이 두 후보 중 최종 인선을 결정할 권한을 위임받음
- 정몽규 전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며 사실상 반려에 가까운 반응 표시
- 정 위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이임생 기술이사가 감독 추천권을 인수
- 이 전 이사가 외국인 후보자들과 만난 후 홍 감독을 최종 결정
당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외국인 감독 대신 홍명보 감독과 곧장 협상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명확히 지적했다.
경찰 수사는 왜 '새로운 사실' 찾으려 하는가
2년간 종로경찰서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이유는 사실관계가 문체부 감사의 범위로 고정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정몽규 전 회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하려면 두 가지가 필수다:
- 속임수나 강압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방해했다는 구체적 증거
- 위법 행위의 고의성 확인
기존 사실관계만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광역수사단은 전력강화위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를 재검토하려는 것이다. 특히 정해성 위원장이 홍 감독을 '1순위'로 결정한 경위, 그리고 갑작스러운 사퇴 사이의 연결고리가 새로운 수사의 초점이다.
4월 행정법원 판결의 의미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협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문체부의 감사 결과와 사실관계 해석이 법원에서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행정법원의 판단과 형사 수사의 기준은 다르다. 형사 혐의 입증은 행정처분 근거보다 훨씬 높은 입증 수준을 요구한다.
수사의 과제와 전망
광역수사단이 직면한 과제는 분명하다. 기존 감사로 드러난 '막전막후'를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나 증인 진술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 전력강화위원들의 의사결정 당시 구체적 상황과 압력 여부
- 정몽규 전 회장과 주요 인물들의 직·간접적 개입 증거
- 이임생 전 이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시 또는 부당 영향
이들이 새로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경찰의 광역수사단 이관과 수사 범위 확대는 기존 수사의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다. 그러나 2년 전 문체부 감사가 이미 적시한 사실관계 위에서, 형사 혐의의 입증 수준에 도달하는 새로운 증거를 찾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와 협회 수뇌부 간의 의사소통 기록, 그리고 주요 인물들의 증인 신문이 판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