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은 왠지 길게 느껴진다. 하루를 꾸려낸 피로가 발목을 잡고, 마음 어딘가는 텅 빈 것 같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자문한다. 이게 전부일까? 혼자일까? 어제 오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는 그런 마음들을 안아주는 무대가 있었다.
일상이 콘서트장으로 변하는 순간
뉴스에 따르면 10일 오후 동아미디어센터 1층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퇴근길 라이브'라는 공연이 열렸다. 이름만 들어도 소화된다. 뉴스가 끝나고 불이 꺼진 스튜디오에서, 저녁 무렵의 소란함을 등에 진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다. 동아미디어센터 '룩스(LUUX)'를 통해 생중계된 이 무대에는 싱어송라이터 최유리가 올랐다.
특별한 무대는 아닐지 모른다. 대형 라이브홀도 아니고, 수천 명의 관객을 위한 공연도 아닐 테니까. 하지만 그 소박함이 바로 이 무대의 힘이다. 뉴스 스튜디오라는 일상 공간에서, 그날 취한 음악은 마치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확신을 전한다.
우리를 담은 세 곡의 노래
최유리는 대표곡 '숲'을 불렀다. 그리고 최근 화제가 된 '생각을 멈추다 보면'도. 새 앨범 '머무름, 둘'의 타이틀곡 '막사랑'까지. 세 곡이 모두 같은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을 멈추다 보면'—그 제목만으로도 누군가는 한숨을 놓을 것이다. 퇴근길에 자꾸 떠오르는 불안감, 계속 돌아가는 생각들. 그걸 멈추는 게 아니라 그냥 놔두는 것, 그 안에서 발견하는 것들이 있다는 메시지. 음악은 그래서 필요하다. 누군가의 노래를 들을 때, 우리는 더 이상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라이브 생중계, 왜 이것이 위로가 될까
궁금했다. 왜 하필 생중계일까? 왜 오픈스튜디오라는 일상 속 공간에서?
아마 그건 거리감을 없애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라이브는 녹화와 다르다. 그 순간 어디서든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수백 명의 사람이 한 시간을 함께한다는 뜻이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집에 도착한 직후, 혼자라고 생각했던 그 시간에도 누군가는 같은 노래를 듣고 있다.
동아미디어센터 '룩스'를 통한 생중계는 그런 동시성을 전한다. 실시간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퇴근길에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화면 너머 최유리의 목소리는 진짜였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우리의 피로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낸다.
음악 속에서 찾는 단단한 지점
혼자라는 생각은 현대인의 가장 큰 불안이다. 특히 저녁 무렵 회사 문을 나설 때. 이 불안감 속에서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게 뭘까?
음악이 그 하나다. 더 정확히는, 누군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다. 그것이 영상이든, 라디오든, 거리의 거리 공연이든. '퇴근길 라이브'처럼 일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음악은 우리에게 말한다. 이 모든 게 정상이라고, 우리가 느끼는 피로는 누구나 느낀다고, 그래도 계속 간다고.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것
- 오늘을 함께했던 그 감정을 기억해보기: 최유리의 '퇴근길 라이브'를 놓쳤다면, 동아미디어센터 '룩스'에서 다시 볼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과거 다시보기 기능이 있다면 그걸로라도.
- 혼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보기: 같은 시간, 같은 음악을 듣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기억하기. 그것만으로도 퇴근길이 조금 덜 외로워질 수 있다.
-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의도적으로 찾아듣기: 최유리든, 다른 아티스트든. 특별하지 않은 저녁에도 음악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자신에게 허락해주자.
우리의 퇴근길은 계속된다. 하지만 음악이 곁에 있다면, 그 길도 조금은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