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오는 6월 7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 Search and Rescue Exercise·조난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공동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고 5월 30일 밝혔다. 이 훈련은 2017년 12월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가 9년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예정대로 진행되면 1999년 첫 훈련 이후 열한 번째 훈련이 된다. 시장과 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이 한 줄짜리 군사 협력 뉴스는 단순한 안보 이벤트가 아니라 동북아 지정학 리스크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정성적 지표다. 차분하게 현황과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흐름을 짚어본다.
현황: 끊겼던 한일 군사 협력의 '상징'이 복원되는 국면
한일 수색구조훈련은 조난선박 발생 시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공동 대처능력 향상과 인도주의적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군사적 충돌을 상정한 훈련이 아니라 인도주의 협력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가 경색됐을 때 가장 먼저 멈추고 관계가 풀릴 때 가장 먼저 재개되는 '협력 강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훈련의 구체적 윤곽은 다음과 같다.
- 일시·장소: 6월 7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
- 한국 측 전력: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하는 상륙함 천자봉함(LST-Ⅱ·4,900t급)
- 일본 측 전력: 이지스구축함 콩고함(DDG·7250t급)과 SH-60K 해상작전헬기
- 훈련 내용: 가상 조난선박에 대한 수색 및 구조, 선박 화재 진압, 응급처치, 헬기 이·착함 등
특히 한국 측 참가 전력이 RIMPAC 참가함이라는 점은, 이번 훈련이 한일 양자 차원을 넘어 한·미·일을 잇는 다자 해양 협력 흐름 속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이 안보 변수를 읽을 때 주목하는 것은 단발성 이벤트보다 '추세의 연속성'인데, 이번 재개는 그 연속성이 복원되는 국면에 해당한다.
원인: 왜 9년이나 멈췄고, 왜 지금 다시 움직이는가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중단과 보류, 재개의 세 단계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1) 중단의 원인 — 초계기 갈등
훈련 중단의 직접적 계기는 2018년 12월 초계기 갈등이다.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접근해 위협 비행을 했고, 이에 대해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사격 통제 레이더를 송출했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 군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신뢰 자산이 한 번 훼손되자 인도주의 협력 훈련마저 멈춰선 것이다.
2) 보류의 원인 — 급유 지원 취소
양국은 지난해 11월 훈련 재개를 조율했으나, 일본이 자위대 기지에서 한국 공군기에 급유 지원을 하기로 했다가 한국 블랙이글스의 독도 주변 비행을 문제 삼아 돌연 취소하면서 추진이 보류됐다.
즉, 한일 안보 협력은 '레이더'와 '독도'라는 구조적 갈등 변수에 반복적으로 발목이 잡혀 왔다. 경제 용어로 비유하면, 이는 한일 관계에 상존하는 일종의 '지정학 디스카운트(geopolitical discount)' —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정치·외교 리스크가 협력 가치를 할인시키는 현상이다.
3) 재개의 원인 — 국방장관 합의
전환점은 올해 1월 한일 국방장관회담이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훈련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가 6월 7일 훈련으로 구체화됐다. 해군 관계자는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상호이해와 신뢰 증진을 통해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류협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지향적 교류협력'이라는 표현은, 정상·장관급에서 협력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정책 시그널로 읽을 수 있다.
전망: 지표와 과거 사례로 본 흐름의 시사점
거시·시장 분석에서 자주 쓰는 방법은 '과거 패턴을 통한 경로 추정'이다. 이 사안에서 확인 가능한 사실 근거만으로도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추세 복원의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1999년 첫 훈련 이후 이번이 열한 번째라는 점은, 본래 이 훈련이 정례성을 띤 협력 채널이었음을 보여준다. 중단·보류를 거쳐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한일 안보 협력의 방향이 '경색'에서 '관리·복원'으로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변동성(리스크)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 과거 사례가 분명히 말해주는 것은, 이 협력이 초계기·독도 같은 돌발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급유 지원이 막판에 취소된 사례는, 합의가 곧 이행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6월 7일 훈련이 실제로 '예정대로' 종료되는지 자체가 하나의 검증 지표가 된다.
셋째, 실무 관점의 독창적 해석 — '안보 협력은 경제 협력의 선행지표일 수 있다'. 인도주의 훈련은 비용·정치적 부담이 가장 낮은 협력의 첫 단추다. 이 첫 단추가 복원됐다는 것은, 더 민감한 영역(공급망, 통화 스와프, 산업 협력 등)으로의 협력 확장 가능성을 점검할 시점이 됐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며, 뉴스에 명시된 사실은 '6월 7일 훈련 실시 합의와 그 내용'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결론
한일 수색구조훈련의 9년 만의 재개는, 초계기 갈등(2018년 12월)과 급유 지원 취소(지난해 11월)로 누적된 신뢰 훼손이 올해 1월 국방장관 합의를 계기로 관리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정성적 시그널이다. 추세는 복원 쪽으로 기울었으나, 구조적 갈등 변수로 인한 변동성은 상존한다. 독자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6월 7일 훈련의 실제 실시 여부를 확인하라. 합의의 이행 여부 자체가 한일 관계 리스크의 1차 검증 지표다.
- '미래지향적 교류협력'이라는 정책 표현의 후속 조치를 추적하라. 안보 협력이 산업·경제 협력 의제로 확장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 돌발 변수(초계기·독도 관련 이슈)의 재발 여부를 리스크 체크리스트에 포함하라. 과거 사례가 보여주듯, 이 협력의 최대 약점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정치적 돌발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