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 뒤 방산·자원 외교의 '실리' 확보
이재명 대통령이 NATO 정상회의(7월 12일 귀국)와 몽골 국빈 방문을 마감했다. 출국 당일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실패로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순방 기간 K-방산과 자원협력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NATO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확대하는 시점에서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나토 공동조달 시장은 한국 방산 기업의 새로운 기회지다. 동시에 반도체·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확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NATO 조달협정: 연간 15조 원 규모 시장 진입
가장 주목할 성과는 한-NATO 조달기본협정 추진이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연간 15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
협정의 의미는 단순히 시장 진입을 넘는다. 미국,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력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 방위사업업체의 신뢰성 있는 공급처로의 위상 확립을 의미한다. 나토 조달협정은 기술 표준, 품질 관리, 납기 준수 등에서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는 검증 효과를 제공한다.
미국 군함 협력: G7 합의의 실행 단계 진입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난달 G7에서 논의한 미국 군함 10척 건조 후속 협의를 진행했다. 양 정상은 군함 건조를 위한 실무 협의 착수에 합의했다.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60조 원)과 비교해 더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 조선산업의 대형 전투함 건조 역량이 국제 무대에서 검증받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미국-한국 간 '한미 MASGA(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음을 의미한다.
한·몽 CEPA 타결: 3년 교착 극복, 핵심광물 관세 철폐
더욱 주목할 성과는 한·몽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칙적 타결이다. 2023년 12월 협상 개시 이후 3년간 교착했던 합의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틀을 갖춤으로써 '핵심 광물 확보'라는 실질적 목표를 달성했다.
몽골은 희토류·구리·석탄·우라늄 등 첨단산업 필수 자원을 보유한 핵심 광물 공급국이다. 협정 발효 시 몽골산 핵심광물에 부과되던 2~5% 관세가 철폐되면서 국내 반도체·배터리 업체의 원자재 조달 비용이 감소한다. 이는 원가 경쟁력 향상으로 직결되는 실질적 혜택이다.
거시 배경: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위치 선점'
이 일련의 성과는 단순 외교적 성공을 넘어 거시 경제 시각에서 해석된다:
- 미국 중심의 나토 재편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나토 국방비 확대가 시그널.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방위사업 공급처로 포지셔닝.
- 공급망 다각화 전략 — 중국 의존도 감소 움직임 속에 몽골과의 자원 협력. 첨단산업 원료 공급 안정성 강화.
- 한반도 지정학적 중요성 재평가 —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조선·방위산업 역할 부각.
시사점과 다음 단계
참고 뉴스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한·몽 관계 황금시대' 개막도 선언했으며, 최근 몽골에서 CU·이마트 등 한국 유통업체와 소비재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방산·자원 협력을 넘어 소비재·유통 분야까지 연계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론
이번 순방은 하나의 실패(캐나다 잠수함)를 여러 성공(나토 조달협정·미국 군함 협력·한·몽 CEPA)으로 상쇄하는 '실리 외교'의 사례다. 단기적으로는 방위사업 수출 확대와 원자재 비용 절감이라는 직접적 이득을 가져오지만,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 앞으로 한-NATO 조달협정 체결 일정, 미국 군함 건조 실무 협의 진행 상황, 한·몽 CEPA 최종 발효 시점을 추적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