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투자 규모와 방향성의 괴리

한국 축구의 혈세 투입 규모는 상당하다. 대한축구협회의 공공재원은 2022년 337억원에서 2024년 392억원으로 늘어났고, 2025년도 229억원이 책정되었다. 이는 체육진흥투표권 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전체 세입 대비 공공재원 비중은 2022년 29.0%에서 2024년 22.9%, 2025년 12.1%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절대 규모로는 여전히 수백억 대다.

이에 비해 일본 축구협회의 공공재원 비중은 4%대로 한국의 12~20%보다 훨씬 낮다. 수치만 봐서는 한국이 더 많이 투자하고 있음이 명확하다. 그런데 투자 대비 성과 차이는 상당하다. 2026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32강 진출에 실패했고, 일본은 32강전에서 브라질에 1-2로 경합했다.

원인: 조직 안정성과 철학의 차이

단순한 예산 규모 차이 이상의 문제가 작동하고 있다. 패배 이후 한국과 일본의 대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은 책임자 교체로 대응했다. 홍명보 감독은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예정대로 물러났으며, 홍 감독 선임을 주도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캄보디아로 떠났다. 한국은 주요 책임자가 '각자의 길로 흩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일본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2018년부터 일본이 이어온 대표팀의 방향성을 한 경기 결과로 폐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8년 체제를 유지하기로 추진 중이다.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와 함께, 기존 감독 체제를 중심으로 다음 대회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감독 보수 수준도 다르다. 홍명보 감독의 추정 연봉은 일본 감독 모리야스의 2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더 많은 투자로 더 높은 기대를 만들었지만, 단기 성과 부진 시 책임자 교체로 즉시 응답하는 구조다.

시사점: 투자보다 일관성이 문제

이 사례는 공공자금 운용에서 '얼마를 쓸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가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 조직 안정성 강화: 단기 성과에 따른 즉각적 책임자 교체 관행을 재검토하고, 장기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는 체계 마련

  • 투자 효율성 검증: 절대 규모보다는 그 자금이 장기 전략 수립과 인력 안정화에 얼마나 쓰이는지 추적, 감시 강화

  • 성과 지표 재정의: 단발적 월드컵 결과가 아닌, 청소년층 육성, 국내 리그 발전 같은 중장기 지표로 평가 체계 전환

결론

한국 축구는 예산 투입 규모에서 국제 경쟁국보다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그 자금이 지속 가능한 조직 역량과 장기 철학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는 증가했으나 책임자 교체는 빈번하고, 일관된 전략 수립은 어려운 구조다. 같은 규모의 공공자금이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한일 축구의 비교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