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식을 보고 잠시 멈췄습니다

저는 가끔, 누군가의 가족 이야기를 우연히 마주칠 때 제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걸 느낍니다.

‘김구라 아들’ 그리가 새엄마를 두고 “진짜 내가 엄마라 생각하는 거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봤을 때도 그랬어요.

화려한 뉴스도, 자극적인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 가족이 함께 밥을 먹다가, 술 한잔에 마음이 풀려 진심을 꺼낸 장면이었죠.

그리(본명 김동현)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그리’에 ‘아빠 엄마 동생이랑 떠나는 첫 가족 여행’이라는 14분 13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가족은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저는 그 ‘첫’이라는 단어에 한참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첫 가족 여행.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오래 걸려 도착한 자리일 수 있으니까요.

그 식탁의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

영상 속 여행 첫날 저녁, 여동생이 “오빠 머리 어떻게 했어? 미용실에서 잘랐어?”라고 묻자 그리는 “네, 미용실에서 잘랐어요”라고 다정하게 답해줍니다.

별것 아닌 대화 같지만, 저는 이런 사소한 다정함이야말로 가족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식사를 마친 뒤 그리는 ‘취중진담’이라며 새엄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새엄마랑 나랑 대화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진짜 내가 엄마라 생각하는 거 알지 않나.”
“이제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데. 사람들이 그걸 대단하다고 생각하더라.”

저는 이 대목에서 마음이 조금 시큰했습니다. ‘대단하다’는 말 속에는, 사실 그 가족이 겪었을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담겨 있으니까요.

그리는 이어 “우리 새엄마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아우르는 표현)다. 오히려 고민이 있을 때 아빠보다 엄마한테 말할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아빠보다 엄마한테 먼저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말. 저는 이 한 문장이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단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은 무엇이 괜찮을까 걱정할까요

저는 이 소식을 검색하는 분들의 마음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아마 재혼 가정 안에 있는 분들, 혹은 새 가족을 맞이하게 된 분들일 수 있겠지요. 그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걱정들이 있지 않을까요.

  • “우리 아이가 새 부모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정말 괜찮을까.”
  • “호칭을 언제, 어떻게 바꿔야 할까. 억지로 시키면 안 되는데.”
  • “시간이 지나도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저도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가족의 모양은 저마다 다르고, 누구도 함부로 ‘이렇게 하라’고 말할 수 없으니까요.

다만 그리의 이야기 속에 작은 위로의 단서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걱정 속에서도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지점

그리는 올해 1월 전역했습니다. 그리고 3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역하는 날부터 (새엄마 호칭을) 엄마라고 바꿨다. 그전에는 누나라고 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가장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엄마’였던 게 아니라는 것. 한동안은 ‘누나’라고 불렀다는 것. 그러니까 그 호칭이 자리 잡기까지는 분명히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니까요.

김구라는 2020년 재혼한 뒤 이듬해 딸을 얻었습니다. 시간을 헤아려 보면, 한 가족이 함께 ‘첫 여행’을 떠나기까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실용적인 마음가짐 하나를 길어 올립니다.

  • 호칭은 결과지 출발점이 아닙니다. 그리가 ‘누나’에서 ‘엄마’로 바꾸기까지 그러했듯, 부르는 말을 먼저 강요하기보다 관계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 사소한 대화의 다정함이 쌓입니다. “머리 미용실에서 잘랐어?” 같은 평범한 안부가 가족의 결을 만듭니다. 거창한 이벤트보다 일상의 말 한마디가 힘이 셉니다.
  •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리에게 새엄마가 그런 존재였듯, 가족 안에서 ‘말이 통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단단한 토대가 됩니다.

저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에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완성된 가족이 아니어도 괜찮다고요. 그리도 그러했으니까요.

결론

저는 ‘김구라 아들’ 그리의 “새엄마, 진짜 엄마라 생각…고민도 털어놔”라는 이야기가, 비슷한 걱정을 안고 사는 분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리라 믿습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그리는 새엄마를 “진짜 엄마”라 여기며, 아빠보다 먼저 고민을 털어놓는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 그 관계는 처음부터가 아니라 ‘누나 → 엄마’로, 시간을 들여 자리 잡은 것입니다.

오늘 당장 마음에 담아둘 다음 단계를 세 가지만 제안드립니다.

  1. 오늘 가족에게 평범한 안부 한마디를 건네 보기. 다정함은 거창함이 아니라 사소함에서 시작됩니다.
  2. 호칭이나 관계를 서두르지 않기. 그리처럼, 마음이 준비되는 속도를 존중해 주세요.
  3. 걱정을 혼자 안고 있지 말기. 가족 안이든 밖이든, 털어놓을 한 사람을 곁에 두는 것부터가 위로의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의 가족이,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단단해지기를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