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4년 만에 전환한 전문서비스업 취업자 감소 추세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동향 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문서비스업 취업자는 5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000명이 감소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이 부문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4년 지속의 성장 추세가 뒤집힌 신호다.

특히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본부 및 경영컨설팅 서비스업'의 타격이 컸다. 취업자 규모가 24만8000명에서 23만2000명으로 1만6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대기업 본사의 경영기획·전략기획·인사·재무 부서와 경영컨설팅펌의 화이트칼라 사무직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감소세는 연령대별로도 불균형했다. 30대에서 전년 대비 8000명이 증발하며 감소를 주도했다. 동시에 한국고용정보원은 청년층 고용 부진이 신규 채용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원인: AI 확산과 선택적 인력 구조 조정

기업들의 AI 도입 전략이 이 변화의 핵심 배경이다. 경영컨설팅펌 공동대표는 "최고경영자(CEO)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생성형 AI에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AI 전환 컨설팅 의뢰는 많아도 경영 전략과 기획 분야 의뢰는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전략·기획 분야부터 선택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다. 한 대기업 인사팀 부장은 "전체 신입 채용 규모는 유지하면서도 경영기획과 전략기획으로 배치하는 직원은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서류 작업에 AI를 활용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에서는 퇴사 인원을 보충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반면 특정 분야는 역성장했다. 회계 및 세무 관련 서비스업 취업자는 12만명에서 12만5000명으로, 법무 관련 서비스업은 10만7000명에서 11만명으로 늘었다. 한 대형 법무법인 팀장급 변호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법무·회계·HR 분야는 AI가 법적 책임을 질 수 없고, 기업·개인 정보가 담긴 민감한 분야여서 법률 전문가 수요는 여전히 높다."

전망: 양질 일자리 감소와 청년 노동시장의 악순환 우려

이 추세는 청년 취업 시장에 구조적 문제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서비스업은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였다. 상용근로자(정규직) 비중이 82.7%에 달했고, 월 평균임금 수준도 높았다. 이런 일자리가 신규 채용을 줄이면, 청년들이 원하는 진입로가 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더 복잡하다. AI가 가져오는 편익이 불균등하게 분배되고 있다는 신호다. 기업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득을 보지만, 신입 인력―특히 29세 이하 청년들―은 진입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OECD도 "AI 확산의 혜택을 청년은 못 누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신입 인력 감소는 경력직 채용 쏠림으로 이어지고, 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취업을 늦추거나 포기하게 만든다.

결론: 신입 채용 방식의 전환이 과제

현재 신호는 분명하다. AI 시대 인력 구조 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며, 그 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 회계·법무처럼 규제·리스크 대응이 필수인 분야는 인력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략·기획처럼 판단·창의가 중심인 분야는 감원 대상이 되는 중이다.

기업 관점에서는 생산성 극대화라는 명제가 우선이지만, 노동시장 관점에서는 신입 인력 진입로의 급격한 축소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규제 당국과 기업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은:

  • 신입 채용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지 모니터링
  • AI 도입 과정에서 신입 인력 기회 창출 방안 모색
  • 청년 취업 지원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 검토

<기사 출처: 한국경제, 2026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