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미생물 기반 리튬 회수 기술의 등장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담수 미생물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90% 이상 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 7월 13일 발표된 이 성과는 폐이차전지 블랙파우더(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한 검은색 분말)에서 최대 90.3%의 리튬 회수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황산을 이용한 회수 방식보다 리튬 회수율이 약 9~23% 높은 수준이다.
연구진이 발굴한 곰팡이 균주는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다. 실험은 80도에서 24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이 균주의 배양액을 활용한 방식은 강산을 사용하는 기존 공정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달 중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할 예정이고, 미생물 배양시설이 없는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유기산 기반 회수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원인: 전기차 시대와 리튬 수급의 불균형
이 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거시 경제의 뚜렷한 흐름이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확대로 리튬 등 핵심 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핵심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노출시킨다. 첫째, 공급망 불안정성이다. 글로벌 리튬 시장은 제한된 주요 생산국(칠레, 호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성이 크다. 둘째, 순환 경제의 필요성이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와 ESS 배터리가 폐기단계에 접어들면서 폐배터리는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유가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튬과 함께 폐배터리에 포함된 니켈, 코발트, 망간 등도 고가의 핵심 원료다. 이들 원소의 가격 상승과 환경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시점의 상황을 반영한다.
전망: 미생물 활용의 산업화 경로
현재 발표된 기술의 장점은 명확하다. 기존 강산 기반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회수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산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검이 필요하다.
배양 효율과 스케일링: 실험실 조건(80도, 24시간)에서의 성공이 대규모 산업 현장에서 동일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추진 중인 유기산 기반 회수 기술 개발은 이를 고려한 실행안으로 보인다. 미생물 배양시설이 필요 없도록 설계함으로써 기존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에 비교적 쉽게 통합할 수 있는 경로를 열고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본다면, 폐배터리 재활용의 경제성은 두 개의 변수에 민감하다. 하나는 원유(시추) 비용과의 상대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재활용 프로세스의 규모화 수준이다. 현재까지는 고가 광물이고 수입에 의존하는 리튬의 특성상, 국내 재활용 기술 확보는 중장기적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결론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친환경적으로 회수하는 미생물 기반 기술은 단순한 과학적 성과를 넘어 순환 경제와 에너지 안보가 만나는 지점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이번 개발은 기술 수준의 달성을 보여주었으나, 앞으로의 과제는 산업 현장으로의 전이와 경제성 확보다.
실무 담당자가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특허 등록(2026년 7월 중) 이후의 기술 이전 일정 확인: 어느 기관·기업과 협력할지, 언제부터 시범 사업을 진행할지 추적
- 유기산 기반 회수 기술의 구체적 사양 발표 대기: 배양시설 불필요 기술이 실제로 기존 시설에 통합 가능한지 검증 필요
-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기준과의 정렬: 국제적 순환 경제 표준(배터리 규정, ESG 기준)과 맞춰 장기 경쟁력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