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올해(2026년) 대비 380원(3.7%) 인상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인상률 자체보다 이번 결정 이후 촉발될 제도 개선 논의다.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제도 개선 추진단"을 구성해 현재의 단일 최저임금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매년 반복되던 '인상률 논쟁'에서 한 걸음 나아가,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구조적 질문이 본격화되는 신호다.
도급제 최저임금, 플랫폼 노동자 보호의 과제
최저임금법에는 '도급제 최저임금'의 근거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없다. 도급제 최저임금은 시간급이 아닌 건당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배달기사나 플랫폼 기반 산업 종사자에게 최소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노동계는 2년 전부터 이 조항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2026년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처음으로 도급제 최저임금을 공식 심의 안건에 올렸으나, 경영계는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자영업자인 도급 근로자에게 확대하는 것에 반발했다. 인공지능 확산과 플랫폼산업 성장으로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호가를 부르듯' 결정하는 방식을 벗어나려면 객관적 기준이 필수인 셈이다.
업종별 차등 적용, 경영계의 숙원 vs 노동계의 우려
경영계가 강하게 요구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도입은 다른 성격의 논의다. 편의점과 음식점 등 영세 서비스업의 현실을 반영해 업종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특정 업종에 낙인효과가 생기고 저임금 근로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한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번 권고문을 통해 "제도 개선이 국정과제로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노동시장 전문가는 "도급제 최저임금을 도입하되, 특정 업종에도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병행 방식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양쪽 주장을 절충하되 제도의 복잡성을 관리하는 접근법이다.
해외 선례와 제도 개선의 현실적 경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21개국이 이미 연령, 지역, 숙련도 등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 뉴스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를 근거로 국내 도입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제도 변경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을 수반하므로 입법 절차에 시간이 필요하다. 공익위원들의 권고는 정책 당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체계적으로 검토하라는 뜻이며, 이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즌부터 더욱 구체적인 안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
2027년 최저임금 1만700원 결정은 수치만 보면 완만한 인상이지만, 그 이후 시작되는 제도 개선 논의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도급제와 업종별 차등이라는 두 가지 쟁점은 서로 상충하는 가치를 담고 있으며, 정책 당국이 이 둘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내년부터의 노사 협상 전선과 최저임금 체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실무 관심사별 다음 단계:
- 소상공인·프랜차이즈: 업종별 차등 논의 진행 상황 모니터링
- 플랫폼 기업·배달 서비스: 도급제 최저임금 기준 설계 방식에 주목
- 노동 담당자: 고용노동부의 '제도 개선 추진단' 출범 및 공청회 일정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