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노력도 막지 못하는 자산 격차
33세 변호사 A씨는 국내 대형 로펌에서 연봉 1억 원을 넘지만 결국 집을 마련하지 못했다. 부모의 대출금을 상환하고 동생 생활비를 보내는 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정책대출도 소득 요건으로 받을 수 없다. 부모 지원으로 집을 구한 동료와의 자산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고소득 청년이 자산을 쌓지 못하는 '성실한 흙수저'의 비애가 현실화하고 있다.
2026년 현재 한국 청년층의 계층 이동성은 급락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저자산이지만 고소득(순자산 1·2분위, 소득 3·4·5분위)인 20~34세 청년이 2년 뒤 자산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확률은 35.0%에 불과하다. 2017~2019년 42.9%에서 2020~2022년 40.7%로 떨어진 후, 30%대로 한 단계 더 내려앉은 것이다.
왜 사다리가 부러졌는가: AI 시대 새로운 양극화
한국은행은 미국의 'HENRY(High Earners, Not Rich Yet, 고소득 저자산층)' 현상이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최근 급속하는 인공지능 전환이 새로운 격차를 낳고 있다.
IT 부문, 특히 반도체 업계는 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이 대폭 올랐다. 반면 다른 산업의 임금 상승은 정체 상태다. 2024년 SK하이닉스 신입사원 B씨는 특별 격려금 200만 원과 자사주 15주를 받았고, 초과이익분배금의 최대 50%까지 자사주로 전환된다. 하지만 청년 취업자는 4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일자리는 한정되고, 정보기술 부문의 고임금도 선발된 소수만 누리는 구조다.
대만 사례가 보여주는 앞날: 새로운 계층 형성
대만의 TSMC 사례는 한국이 나아갈 길을 암시한다. TSMC 직원은 대만 직장인 평균 임금의 5배 이상을 받는다. 신주과학단지의 집값은 나홀로 폭등했다. 반도체 호황을 겪은 선발국에서 일어난 현상이 한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서 보이는 신호들:
- 비IT 산업 취업자의 임금 정체
- IT 부문 선발자와 그 외 청년 간의 소득 격차 심화
- 부모 자산 지원 여부가 실질적 자산 이동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
- 정책대출 등 제도적 지원이 고소득층을 배제하면서 부작용 심화
결론
15억 원대 아파트는 이제 '내 능력'이 아니라 '부모 찬스'의 문제가 됐다. 청년층의 35.0% 계층 이동 확률은 자산 형성의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축소됐음을 보여준다. 결혼과 내 집 마련은 더 이상 "성실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운의 문제"로 인식되는 중이다.
다음 단계:
- 자신의 소득 분위와 자산 분위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정책대출·대출 조건을 재검토할 시점
- 임금 정체 업종에 있다면 AI·IT 리스킬 투자 여부를 전략적으로 검토
- 단기 자산 형성보다 중장기 자산 보호 및 분산 전략 수립이 현실적 선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