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극단적 지역 불균형이 임신부들을 몰아낸다

전국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운영하는 78개 병원에서 근무 중인 신생아분과 전문의는 240명이다. 그중 65.4%인 157명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고, 이마저도 서울에 108명이 몰려 있는 상태다. 이는 안정적인 NICU 운영에 필요한 병원당 최소 5명 기준과 현격한 괴리를 보인다.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충북·제주·세종은 신생아 전문의가 각각 2명에 불과하고, 전북과 울산은 3명에 그친다. 16개 광역시도 중 충남·충북·경남·전남·광주·전북·제주 등 6개 지역은 3명 이상의 신생아 전문의가 단 한 곳도 없다.

신생아 중환자 병상 격차도 극심하다. 서울은 출생아 1,000명당 약 13개의 병상을 갖춘 반면, 전남은 1.7개에 그친다. 이러한 격차는 고위험 임신부와 그들의 가족에게 직결된다. 전주에 사는 쌍둥이 임신 28주차 임신부가 조산 위험으로 인해 출산 가능 병원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이다.

원인: 의료진 이탈의 악순환

지역 신생아 전문의들이 떠나는 근본 이유는 극심한 근무 조건이다. 전북대병원을 떠난 김진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주 90시간 근무, 50시간 연속 당직을 감당했다. 이는 의료 서비스 질 저하는 물론 의료진의 신체적·정신적 소진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악순환 구조다. 신규 전문의를 양성하는 과정에서도 서울 대학병원의 전임의 과정을 거친 후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후배 전문의로 키워보려고 하지만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의료 분쟁에 따른 사법적 리스크도 가중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한 교수는 "지역 신생아 진료 인프라가 무너질까 봐 버텨왔지만, 보호자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왜 버텨야 하나'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혼자 지역에 내려와 2주에 한 번 가족을 보는 현실도 인력 유지를 어렵게 한다.

전망: 정책적 개입이 없으면 시스템 붕괴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역 신생아 의료는 급속도로 공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인력 이탈은 수도권 중소병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신생아 의료 수급 전체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킨다.

고위험 신생아가 증가하는 추세에도 이를 담당할 의료진이 감소하면, 결과적으로 고위험 출산에 대한 대응 능력이 급격히 하락한다. 이는 임신부와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으로 직결되는 문제다.

결론 및 시사점

대한신생아학회 총무이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고, 당직 보상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수도권 집중은 시장의 자동 조절이 아니라 구조적 정책 결함이 초래한 결과다.

지역 신생아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실행 과제:

  • 인건비 직접 지원 확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 NICU 근무 의료진의 처우를 현실화하고, 근무 시간을 법적 기준 내로 조정
  • 의료 분쟁 리스크 경감: 신생아 의료 영역의 의료기관 배상책임보험 지원 확대 및 의료분쟁조정제도 강화
  • 지역 양성 인프라 구축: 지역 의대와 대학병원이 신생아 전문의를 양성·정착시킬 수 있는 경력 경로와 인센티브 설계

이러한 개입이 없으면, 고위험 임신부들의 '원정 분만'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신생아 생명 손실이 증가할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