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사이 울린 정반대의 신호

2026년 7월 17일 개막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상하이와 지난주 폐막한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서울. 이 두 행사가 한 주 간격으로 아시아에서 열린 이면에, AI 패권을 놓고 벌어지는 미·중 간 정반대의 전략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상하이에서는 개방의 메시지가, 워싱턴에서는 제한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중국의 개방 공세, 구체적 수치로 확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17일 WAIC 개막식 기조연설에 직접 나선 것부터 상징적이다. 2018년 대회 출범 이후 첫 현장 등판이다. 시 주석은 오픈소스와 개방·협력·공유를 강조하며 "한 나라가 AI를 독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의 개방 약속은 추상적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 수치로 가시화됐다.

  •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에 AI 교육 및 세미나 5000회 제공 계획
  • 세계AI협력기구(WAICO) 창립 서명국 29개국 확보 (전년도 가입 선언 0개국에서 대폭 증가)
  • 화웨이의 '아틀라스 950 슈퍼팟': 엔비디아 고성능 칩 의존 없이 구동하는 대규모 AI 연산 클러스터 선보임
  • 문샷AI의 '키미 K3': 2.8조 파라미터 규모 오픈웨이트 모델, 앤스로픽 Fable 5와 OpenAI GPT-5.6 Sol을 제치고 프론트엔드 코드 성능 평가 1위 달성 (전체 가중치는 7월 27일 누구에게나 공개 예정)

하드웨어 독립성과 모델 오픈소스화.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세계의 인재와 관심을 흡수하는 이중 전략을 펼쳤다.

미국의 메모리 블록, 인프라 최하단까지 보호

같은 주 워싱턴에서는 정반대의 언어가 나왔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공화당 위원장 존 무렌나르 의원과 민주당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핵심은 AI 인프라의 가장 기초적인 부품인 '메모리'까지 중국으로부터 차단하라는 요구였다.

미국이 겨냥한 대상은 구체적이다.

  • CXMT(창신메모리): DRAM 전문
  • YMTC(양쯔메모리): NAND 전문

칩 수출 제한을 넘어, 반도체의 핵심 소재 단계에서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AI 시대 산업 기반 자체를 좌우하는 전략적 판단이다.

한국의 실무 과제: 중복 의존 탈피 vs 시장 기회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면서 AI 소프트웨어 인재의 주요 수출국이다. 동시에 미·중 양진영에 모두 의존하는 구조를 벗을 수 없다.

실무 관점에서 주목할 점:

  • 반도체 공급망 재편: 미국의 메모리 블록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중국 공급선 재점검 시급
  • AI 모델 생태계 다원화: 중국의 오픈웨이트 모델 공개 흐름에 대응하면서도 미국 플랫폼과의 호환성 유지 전략 필요
  • 정책 신호 선독(先讀): WAIC에서의 글로벌 협력 문법과 미 의회의 보호주의 신호를 동시에 추적하며 정책 리스크 관리

결론

상하이와 워싱턴이 내건 신호는 명확하다. 중국은 기술 벽을 허물고 세계를 규합하려 하고, 미국은 공급망 최하단을 잠근다. 한국은 이 두 전략 사이에서 자신의 기술 자산(메모리, 인재)을 어느 진영에, 어떤 조건 아래 공급할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다음 단계:

  • 현 시점에서 미 의회의 정책 입법화 속도 추적
  • 한국의 메모리 수출 데이터와 미국·중국 규제 동향의 교집합 분석
  • 국내 AI 스타트업의 모델 선택(폐쇄형 vs 오픈소스) 리스크·기회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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