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일본 시티팝의 원형으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오누키 다에코(72)가 음악 인생 50여 년 만에 첫 한국 공연을 열었어요. 무대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이었고요.
이게 왜 중요한 거예요?
요즘 시티팝 좋아한다는 분들 많죠. 그런데 그 시티팝의 ‘본류’가 영종도까지 직접 흘러왔다는 게 이번 일의 핵심이에요.
오누키 다에코는 그냥 옛날 가수가 아니에요. 그는 1973~76년 활동한 일본 밴드 ‘슈가 베이브(Sugar Babe)’의 보컬이었어요. 슈가 베이브는 활동 기간이 짧았고, 당시 일본 주류 음악과 스타일이 달라서 상업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요. 그런데 훗날 서구 팝의 감각을 받아들인 일본 ‘뉴뮤직’(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등장한, 포크와 서구 팝을 결합한 흐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이들이 남긴 유일한 앨범 ‘송스(Songs)’가 일본 시티팝의 원형을 보여 주는 명반으로 자리 잡은 거예요.
밴드 해체 뒤 솔로로 데뷔한 오누키는 투명한 보컬과 도회적 감각이 어우러진 독자적 음악 세계를 구축했고요. 그 음악을 무대에서 직접 본다는 건, 시티팝 팬한테는 ‘진짜 교과서를 펼쳐 본’ 느낌에 가까워요.
“한국에서 갖는 첫 콘서트입니다(This is first concert in Korea). 스고이(すごい·대단해요).”
— 오누키 다에코, 무대 인사 중
이 한마디에 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고 해요. 검은 재킷에 붉은 치마를 입고 무대에 선 그는 박수가 이어지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웃었고요. 50여 년 커리어의 첫 내한이라는 무게가 그 장면에 다 담겨 있었던 셈이죠.
무대에서 실제로 뭘 불렀냐면
세트리스트만 봐도 그의 음악 인생이 그대로 읽혀요.
- 시작: 1997년 앨범 ‘루시(LUCY)’의 첫 곡 ‘루루(LULU)’. 맑은 목소리와 통통 튀는 건반 소리가 겹치며 경쾌했어요.
- 1982년 ‘색채도시(色彩都市)’: 미니멀한 연주와 차분한 목소리로 산뜻한 사랑의 정서를 그렸고요.
- 2022년 싱글 ‘아침의 팔레트(朝のパレット)’: 따뜻한 보사노바풍 리듬이 돋보였어요. 젊은 시절의 청량한 목소리는 이제 아니지만, 오래 지켜 온 담백한 목소리가 더 편안하게 다가왔다고 해요.
- ‘피터 래빗과 나(ピーターラビットとわたし)’: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한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오바 이치코와 함께 불렀어요. 청량한 키보드와 두 사람의 부드러운 음색이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겼고요.
- 후반부 하이라이트 ‘도회(都会)’: 1977년 앨범 ‘선샤워(SUNSHOWER)’ 수록곡이에요. 이 앨범은 고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감독과 편곡을 맡았고, 훗날 해외 시티팝 팬덤이 재발견하며 오누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어요. 그루브하면서도 세련된 리듬이 흐르자 관객들이 익숙한 선율에 몸을 맡겼고요.
- 마지막 곡 ‘원더랜드(Wonderland)’: “자, 같은 표를 가지고 나아가요. 거기가 우리들의 원더랜드.” 가사 그대로, 같은 티켓을 든 관객들이 한 무대에 모여 흥을 나눴어요.
여기서 실무자 관점의 포인트 하나. ‘선샤워’가 사카모토 류이치 편곡이라는 사실은, 시티팝이 단순 복고 장르가 아니라 당대 최고 프로듀서들이 빚은 정교한 사운드였다는 증거예요. 시티팝을 ‘레트로 무드’로만 소비하면 절반만 듣는 거죠. 편곡·연주 크레딧을 따라가며 들으면 같은 곡이 완전히 다르게 들려요.
제 일상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나는 영종도 안 갔는데?” 싶어도 챙길 거리는 있어요.
플레이리스트가 한 단계 깊어질 수 있어요. 시티팝 입문이 보통 마츠바라 미키나 다케우치 마리야의 히트곡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을 계기로 ‘본류’ 쪽을 파보는 걸 추천해요. 순서는 이렇게요.
- 슈가 베이브 ‘송스(Songs)’ — 시티팝 원형
- 오누키 다에코 ‘선샤워(SUNSHOWER, 1977)’ — 대표작
- 이어서 ‘색채도시(1982)’, 최근 싱글 ‘아침의 팔레트(2022)’로 시대 흐름 따라가기
페스티벌 소비 패턴도 참고가 돼요. 올해 ‘아시안 팝 페스티벌’은 5월 30, 31일 이틀간 파라다이스시티 일대 스테이지 4곳에서 열렸어요. 특히 올해는 장마철을 피해 지난해보다 약 한 달 앞당겨 열린 게 특징이고요. 6~7월 장마와 폭염을 피하려는 페스티벌이 앞으로 더 늘 수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도 있어요(이 부분은 일정 변경 사실에 근거한 해석이에요). 여름 공연 잡을 때 ‘5월 말~6월 초’를 노리는 게 점점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거죠.
라인업도 시야를 넓혀줘요. 이번 축제엔 오누키 외에도 국내의 김창완밴드, 키라라, 이날치, 그리고 아시아 팝 트렌드를 이끄는 욘라파, 키드 프레시노, 썸쉿 등이 무대에 올랐어요. ‘아시안 팝’이라는 한 우산 아래 한국·일본·아시아 신을 한 번에 훑을 수 있다는 거예요. K팝만 듣던 귀를 옆으로 넓히기 딱 좋은 입구죠.
결국 뭘 챙겨야 해요?
핵심만 다시 정리할게요.
- 사건: 시티팝의 원형으로 불리는 오누키 다에코(72)가 5월 30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시티 스테이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했어요.
- 의미: 슈가 베이브 ‘송스’와 솔로작 ‘선샤워’로 대표되는 ‘본류’ 시티팝을, 5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직접 듣게 된 순간이에요.
- 무대: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6’, 5월 30·31일 이틀, 스테이지 4곳, 장마 피해 한 달 앞당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
- 오늘 플레이리스트에 ‘선샤워(1977)’부터 올려보세요. 사카모토 류이치 편곡 크레딧까지 같이 확인하면 듣는 깊이가 달라져요.
- 시티팝 입문 순서를 ‘송스 → 선샤워 → 색채도시 → 아침의 팔레트’로 짜보세요. 한 아티스트의 50년을 따라가며 장르 전체를 감 잡을 수 있어요.
- 여름 페스티벌은 ‘5월 말~6월 초’ 일정을 우선 후보로 두세요. 올해 아시안 팝 페스티벌처럼 장마를 피하는 편성이 늘 수 있으니, 티켓 오픈 알림을 미리 걸어두는 게 안전해요.
본류는 멀리 있지 않았어요. 이번엔 그 본류가 영종도까지 직접 흘러왔고, 우리는 그걸 플레이리스트로 이어받으면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