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새마을금고·신협 적자 확대가 다시 상호금융 건전성 논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5월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전국 1251개 새마을금고와 862개 신협 조합의 지난해 공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순손실은 줄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적자 폭이 오히려 커진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글은 그 현황과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거시 흐름 위에서 차분히 짚는다.
현황: 전체는 개선됐는데 지방은 더 나빠졌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와 속을 들여다본 숫자가 갈린다. 새마을금고 전체 실적은 전년보다 나아졌지만, 전국 시도의 60%에서 적자 폭은 도리어 확대됐다.
- 17개 광역 지자체 중 강원을 뺀 16개 지자체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 10개 광역 지자체에서 수익성이 1년 전보다 뒷걸음쳤다.
- 신협 역시 13개 지자체에서 적자, 9개 시도는 전년보다 실적이 악화한 상태다.
손실이 가장 빠르게 불어난 곳은 울산이다. 울산 지역 금고의 적자는 22억원에서 353억원으로 확대돼 손실 증가율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충북, 제주, 충남이 잇는다. '상호금융'은 조합원이 출자해 만든 비영리 협동조합형 금융기관을 말하는데, 지역 밀착형이라는 특성 탓에 지역 경기 충격이 곧바로 실적에 반영된다.
반대편에는 수도권과 대형 광역시가 있다. 수익성이 전년 대비 좋아진 7개 시도는 모두 이 권역이다.
- 인천: 지난해 손실 642억원으로 전년(-1175억원) 대비 45.4% 축소
- 서울: 당기순손실 1920억원으로 전년(-3459억원) 대비 44.5% 감소
- 경기: 순손실 3878억원으로 전년(-4312억원) 대비 10.1% 축소
즉 적자 자체는 수도권도 여전하지만, '개선'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악화'는 지방에 몰려 있다. 지방 새마을금고·신협 적자 확대라는 키워드가 가리키는 핵심이 바로 이 비대칭이다.
건전성 경고등: 절반 이상이 부실 우려 지역도
수익성보다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지표는 건전성이다. 기준이 되는 것은 고정이하여신비율, 즉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 채권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떼일 가능성이 큰 대출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전체 새마을금고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03%다. 이 평균을 웃도는 건전성 취약 금고가 30%를 넘은 지역이 8곳에 이른다.
- 전북: 59.3% (가장 높음)
- 세종: 50%
- 경기: 43.1%
- 충남: 40.7%
절반을 넘긴 전북·세종은 사실상 지역 내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건전성 취약 금고라는 의미다. 손실이 한 해 실적의 문제라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앞으로 손실이 더 불어날 여지를 보여주는 선행 신호에 가깝다.
원인: 인구·점포·부동산 PF가 겹친 구조적 부담
뉴스가 짚는 원인은 단발성 악재가 아니라 구조적이다. 정리하면 세 갈래다.
- 점포 과잉 대비 인구 감소: 점포는 많은데 인구가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울산·충북에서는 순익 감소율이 1000%대에 이른다.
- 부동산 PF 편중: 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즉 부동산 개발 사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한 대출에 수익 구조가 치우친 점을 약한 고리로 본다.
- 지역 경기·부동산 여건 격차: 서울·경기의 손실이 줄어든 반면 충청권 등 비수도권에서 적자가 커진 것은, 지역 경기와 부동산 시장 여건의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거시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의 온도 차가 지역 금융기관 손익의 온도 차로 직결되는 국면이다. 수도권은 부동산 가치와 거래가 상대적으로 버티는 반면, 인구가 빠지는 지방은 담보가치 하락과 차주 상환능력 약화가 동시에 진행되기 쉽다. 같은 PF 구조라도 지역에 따라 충격의 크기가 달라지는 이유다.
전망: 양극화 고착이냐, 통폐합·체질 전환이냐
앞으로의 흐름은 두 변수에 달려 있다고 본다. 다만 뉴스에 적힌 사실 범위 안에서 가능성으로만 짚는다.
첫째, 지역 격차의 방향성이다. 수도권의 손실 축소와 비수도권의 적자 확대라는 엇갈림이 단기에 좁혀질 근거는 본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인구·점포·부동산이라는 원인이 구조적인 만큼, 별도 처방이 없으면 양극화가 굳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둘째, 건전성 취약 금고의 처리 속도다. 전북 59.3%처럼 취약 비율이 절반을 넘는 지역은 추가 손실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이 부분에서 전문가의 제언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 개선에 실패한 금고를 과감히 통폐합하되 지역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폐합과 지역 맞춤형 대책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업계가 지목한 해법도 같은 맥락이다. 부동산 PF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기반의 새 수익원을 찾는 것이 실적 회복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시사점과 실무 적용: 조합원·예금자가 지금 확인할 것
실무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덧붙이자면, 이번 분석의 가장 쓸모 있는 활용법은 '전체 평균'이 아니라 '내 지역·내 금고' 단위로 숫자를 다시 읽는 것이다. 전체 순손실이 줄었다는 헤드라인은 개별 금고의 안전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 지역부터 분리해 보라: 강원을 제외한 16개 지자체가 적자 상태이고, 울산·충북·제주·충남처럼 손실 증가폭이 큰 지역은 별도로 본다.
- 평균 7.03%를 기준선으로 삼으라: 거래 중인 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평균을 크게 웃돈다면 건전성 취약 신호로 해석한다. 전북·세종·경기·충남은 취약 금고 비중이 특히 높다.
- 수익성 개선 지역과 혼동하지 말라: 서울·경기·인천의 손실 축소는 권역 차원의 흐름이지 개별 금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결론
지방 새마을금고·신협 적자 확대의 본질은 '전체는 개선, 지방은 악화'라는 비대칭이다. 강원을 뺀 16개 지자체가 적자이고, 울산은 적자가 22억원에서 353억원으로 불어났으며, 건전성 취약 금고 비중이 30%를 넘는 지역이 8곳, 전북은 59.3%에 이른다. 원인은 인구 감소 대비 과잉 점포, 부동산 PF 편중, 지역 경기 격차라는 구조적 요인이고, 처방으로는 통폐합과 지역 맞춤형 대책, 수익원 다변화가 거론된다.
지금 바로 실행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내 거래 금고의 공시 지표 확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평균 7.03%와 비교해 위치를 점검한다.
- 지역 단위로 분리 판단: 전체 평균이 아니라 거주·거래 지역의 손익 흐름을 기준으로 본다.
- 예금자보호 한도 내 분산: 건전성 취약 신호가 보이는 경우 보호 한도와 분산 예치 원칙을 다시 점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