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감을 토로한다. 바람의 온도가 차가워지고 스산한 느낌이 드는 계절, 왠지 나 자신의 크기마저 작아 보이는 시기다. 어른도 이런데 한창 자라는 아이는 어떨까. 학부모로서 나는 이맘때 아이의 표정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이때 값비싼 영양제나 십전대보탕이 아니라, 무료이면서도 훨씬 더 힘이 되는 것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바로 '칭찬'이다.

다만 참고 뉴스가 분명히 짚듯, 칭찬도 제대로 해야 좋은 힘이 되고 마음의 근육을 만든다. 입에 넣을 때는 달콤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음식이 있는 것처럼, 칭찬에도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있다. 그래서 좋은 칭찬이 어떤 것인지 아는 일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꽤 중요한 공부다.

아이의 일상과 학습에 칭찬이 미치는 영향

뉴스가 소개하는 첫 번째 원칙은 명확하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칭찬의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좋은 칭찬이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나쁜 칭찬은 과정을 무시한 칭찬이다. 과정을 무시한다는 것은 재능이나 능력에만 집중한다는 뜻이다.

뉴스에 실린 실험 이야기는 부모라면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

어떤 학생에게 기억력 검사를 한다. 수십 개의 항목을 보여준 뒤 본 것을 적게 한다. 교사가 "오, 자네는 머리가 굉장히 좋구나. 꽤 많이 기억하네?"라고 칭찬한 뒤, 급한 호출을 받아 정답지를 테이블에 둔 채 교실을 나간다. 이는 일종의 몰래카메라 상황이고, 홀로 남은 학생의 행동이 관찰된다. 결과는, 대부분의 학생이 정답지를 슬쩍 훔쳐보는 부정행위를 한다.

그런데 칭찬의 방식만 살짝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 "오, 자네는 열심히 외웠구나. 꽤 많이 기억하네?"라는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부정행위를 거의 저지르지 않는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전자는 타고난 머리, 즉 재능만을 칭찬했고, 후자는 노력, 즉 과정을 칭찬했기 때문이다. 노력을 인정받은 아이는 굳이 부정행위를 하면서까지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거나 과시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 대목을 아이의 시험과 학원 생활에 그대로 겹쳐 보면 의미가 또렷해진다. 점수와 등수라는 결과에만 박수를 보내면, 아이는 결과가 나빠질 것 같은 순간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뉴스의 표현을 빌리면, 재능에만 칭찬을 받은 사람은 결과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드는 순간 노력을 멈춘다. 차라리 노력 부족으로 일을 그르치는 게 낫지, 부족한 결과로 자신의 재능이 탄로 나는 것만큼은 막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뉴스도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재능에만 칭찬을 받은 아이가 빠지는 달콤한 유혹이, 그 아이의 미래에 계속해서 함정을 판다는 점을 부모는 기억해야 한다.

단기 그리고 중장기, 두 갈래로 갈리는 시나리오

같은 아이라도 어떤 칭찬을 받고 자라느냐에 따라 짧게는 이번 학기, 길게는 진로와 입시 국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뉴스가 제시한 원리를 바탕으로 두 시나리오를 가정해 본다.

단기(이번 학기) 시나리오

  • 재능 중심 칭찬을 받은 경우: 쉬운 과제, 확실히 잘할 수 있는 문제에만 손을 댄다. 틀릴 위험이 있는 도전은 피한다. 결과가 흔들릴 조짐이 보이면 노력을 먼저 내려놓는다.
  • 과정 중심 칭찬을 받은 경우: 틀려도 다시 시도한다. 점수 자체보다 "이번엔 이 방법으로 외워 봤다" 같은 자기 전략을 말하기 시작한다. 부정행위처럼 결과를 꾸미려는 유혹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중장기(상급 학년·진로·입시) 시나리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제는 어려워지고, 실패의 빈도도 늘어난다. 이때 노력과 과정을 칭찬받으며 마음의 근육을 키운 아이는 어려운 순간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 쪽에 가깝다. 반대로 재능이 탄로 날까 두려워하는 아이는 결정적인 시기에 도전 자체를 회피할 수 있다. 입시처럼 길고 결과가 무거운 레이스에서, 이 차이는 점점 더 크게 벌어진다.

여기서 뉴스가 강조하는 두 번째 원칙이 부모의 무기가 된다. 출처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은 칭찬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칭찬을 할 때 대부분 내가 상대방에게 하는 칭찬만 생각한다. 하지만 칭찬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한 칭찬을 전달할 때 그 효과가 더 배가되고 상대방에게 힘이 된다.

이 원리는 가정에서 곧바로 쓸 수 있는 실행 팁으로 바뀐다. 부모가 직접 "잘했어"라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학원 선생님이 네가 요즘 끝까지 풀어내는 점이 달라졌다고 하시더라"처럼 제3자의 칭찬을 출처와 함께 전달하면 아이가 받는 힘이 훨씬 커진다. 단, 뉴스가 말하듯 출처는 정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없는 칭찬을 지어내는 순간 신뢰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평소 담임이나 학원 강사, 또래에게서 나온 진짜 칭찬을 잘 모아 두었다가 아이에게 제때 전달하는 '칭찬 전달자'에 가깝다.

학부모 체크리스트

울적한 가을, 아이에게 힘이 되는 말을 건네고 싶은 부모를 위해 뉴스의 원리를 실천 항목으로 정리한다.

  • 결과보다 과정을 먼저 본다: "100점 맞았네"보다 "이번엔 매일 조금씩 외웠구나"처럼 노력의 흔적을 짚어 준다.
  • 재능 칭찬의 부작용을 경계한다: "머리가 좋다"는 칭찬이 반복되면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한다.
  • 제3자의 칭찬을 모은다: 담임, 학원 강사, 또래에게서 나온 진짜 칭찬을 메모해 두었다가 아이에게 전한다.
  • 출처를 정확히 밝힌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한 칭찬인지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없는 칭찬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
  • 칭찬을 가을의 영양제로 삼는다: 무기력한 계절에 값비싼 보약 대신, 과정을 짚는 한마디로 아이의 마음 근육을 키운다.

결론

좋은 칭찬은 거창하지 않다. 뉴스가 짚은 두 가지 원칙, 즉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을 칭찬하는 것, 그리고 남의 칭찬을 정확한 출처와 함께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능에만 향한 칭찬은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노력을 멈추게 만들지만, 과정을 향한 칭찬은 어려운 순간에도 다시 도전하게 하는 마음의 근육을 만든다. 울적한 가을, 아이에게 진짜 힘이 되는 말은 바로 이런 칭찬이다.

오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다음 단계를 제안한다.

  1. 오늘 저녁, 아이에게 결과가 아닌 과정 한 가지를 짚어 칭찬한다. "오늘 끝까지 앉아서 한 점이 보기 좋았다"처럼 구체적으로 말한다.
  2. 이번 주 안에 아이를 향한 제3자의 진짜 칭찬을 하나 찾아 출처와 함께 전달한다. 담임이나 학원 강사와의 짧은 대화에서 얻을 수 있다.
  3. 앞으로 '머리가 좋다'류의 재능 칭찬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노력과 과정 중심의 표현으로 바꿔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