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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여름,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본격화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업황 부진을 이유로 비용을 줄이려는 사측과, 고용 불안·물가 상승을 앞세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가 정면으로 맞서는 구도다. 협상이 길어지거나 파업 등 쟁의행위로 번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현황: 주요 사업장마다 갈등 전선이 형성됐다

본 글에서 다루는 핵심은 하투(夏鬪) 국면에 들어선 철강·석유화학 노사의 임단협 쟁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이렇다.

  • 포스코: 차주 상견례를 앞두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기본급 7.1% 인상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다만 성과급 인상 요구는 담기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성과급 인상보다는 전반적인 복지 혜택과 개선사항을 요구안에 담았다"고 밝혔다.
  • 현대제철: 이미 네 차례 교섭을 마치고 6월 2일 5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을 지난해 대비 150% 인상하라고 요구하며, "4차 교섭까지 사측이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압박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성과급 산정기준 등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는 본교섭 전 실무진 교섭 단계다.
  • LG화학: 여수·대산·청주 3개 사업장 산별노조와 각각 협상한다. 청주노조와는 지난달 26일 상견례 및 1차 교섭을 진행했다.

여기서 임단협은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함께 다루는 노사 교섭을, 쟁의권은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원인: 직고용·구조조정이라는 새 변수

올해 갈등의 근본 원인은 단순한 임금 다툼을 넘어선다.

첫째는 협력사 직고용 문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직고용 추진으로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파업 준비에까지 나섰다. 중노위는 대화를 이어가라는 취지로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고, 노조는 쟁의권 확보에는 실패한 상태다. 고용 확대라는 사측 결정이 오히려 분쟁의 불씨가 된 셈이다.

둘째는 실적 악화라는 거시 압력이다. 현대제철은 2021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이익 규모가 약 22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익이 10분의 1 가까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사측이 성과급 150% 인상을 받아들이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셋째는 석유화학의 공급 과잉이다. 석화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임금협상을 2월에 타결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본교섭 자체가 상당히 늦어졌는데, 예기치 못한 미국-이란 전쟁 사태로 협상이 중단된 여파다. 대외 변수가 임단협 일정까지 흔드는 국면이다.

전망: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표와 협상 진행 상황을 종합하면, 올해 하투는 단기 타결보다 장기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익이 줄어든 사측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우선할 수밖에 없고, 물가와 고용 불안에 직면한 노조는 양보의 명분이 약하다. 양측 요구의 거리가 그만큼 멀다.

다만 변수도 분명하다. 포스코 노조가 성과급 대신 복지 개선을 택한 점, 중노위가 행정지도로 대화를 유도한 점은 전면 충돌보다 조율 여지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현대제철처럼 사측 제시안이 늦어지는 곳은 갈등이 빠르게 격화될 수 있다.

핵심 시사점: 임금률 자체보다 직고용·구조조정 같은 비임금 쟁점이 이번 하투의 향방을 가른다. 숫자가 아니라 고용 구조를 둘러싼 신뢰가 관건이다.

결론

2026년 철강·석유화학 하투는 업황 부진과 직고용·성과급 쟁점이 겹친 복합 국면이다. 사측의 비용 압박과 노조의 임금·고용 요구가 맞서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만, 사업장별로 온도 차가 크다. 독자가 지금 점검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6월 2일 현대제철 5차 교섭 결과를 먼저 확인한다. 사측 제시안이 나오는지가 갈등 격화의 1차 분기점이다.
  • 포스코 상견례 이후 직고용 쟁점의 진행을 추적한다. 중노위 조정·쟁의권 향방이 철강 전반의 기준점이 된다.
  • 석화업계는 SK이노베이션 본교섭 개시 시점과 미국-이란 변수의 영향을 함께 살핀다. 협상 지연이 길어질수록 하반기 부담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