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끝나도 비용은 남는다. 후보자 현수막이 일제히 철거되면서 수천t 규모의 폐기물이 거리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반복되는 사회적 비용(외부효과) 의 관점에서 보면, 선거라는 정치 사이클이 만들어 내는 구조적 부담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현황: 선거마다 되풀이되는 수천t의 폐기물

3일 환경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폐현수막 발생량은 선거 규모에 비례해 움직이고 있다.

  •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폐현수막 1557t
  •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폐현수막 1235t

후보자 수가 많은 지방선거에서 발생량이 더 큰 흐름이 확인된다. 폐기물은 현수막에만 그치지 않는다. 종이 공보물, 선거운동원 유니폼과 조끼·모자, 명함 등 일회성 홍보물이 선거 종료와 함께 대량 폐기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유권자가 늘면서 종이 공보물의 실제 활용도는 낮아지고, 상당수가 그대로 폐기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원인: 소재 한계와 파편화된 처리 구조

이 비용이 줄지 않는 데에는 두 가지 구조적 원인이 작동하고 있다.

첫째, 소재의 한계다. 대부분의 선거 현수막은 PVC(폴리염화비닐) 로 제작된다. PVC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제작 비용이 비교적 저렴해 널리 쓰이지만, 자연 분해가 어렵고 재활용에도 한계가 있는 소재다. 그 결과 선거 이후 폐현수막 재활용률은 약 30% 수준에 머물고, 나머지 70%가량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매립지와 소각시설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환경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처리 체계의 파편화다. 수거와 재활용의 주체가 각 기초자치단체로 분산돼, 처리 성과가 지역별 역량과 조례에 좌우되는 구조다. 서울시는 성동구 폐현수막 공용집하장과 전용 수거함 운영 등으로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선거철마다 대량 발생하는 물량을 근본적으로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우용 서울환경연합 상임이사는 “폐현수막 수거와 처리 주체가 기초자치단체이다 보니 수거 방식이나 담당 부서, 재활용 체계가 지역마다 모두 다르다”며 “재사용과 재활용을 확대하려고 해도 통일된 기준이나 관리 체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망: 총량 규제와 친환경 전환이 핵심 변수

앞으로의 흐름을 가르는 변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선거 홍보 수단을 무작정 축소하기보다, 선거의 공정성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총량 규제친환경 소재 전환 검토가 거론된다.

실무적으로 해석하면, 비용을 줄이는 지렛대는 ‘사후 처리’보다 ‘사전 설계’ 쪽에 있다. 발생한 1557t을 어떻게 처리할지보다, 발생량 자체를 묶는 총량 관리와 PVC 의존을 낮추는 소재 전환이 재활용률 30%라는 천장을 끌어올릴 핵심 고리다. 종이 공보물 역시 디지털 활용도가 낮은 현실을 반영한 발송 방식 개선이 시사점으로 떠오른다.

결론

선거 폐기물은 정치 사이클마다 반복되는 구조적 비용이며, 그 크기는 소재(PVC)와 분산된 처리 체계라는 두 변수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재활용률이 30%에 묶여 있는 한, 선거 규모가 커질수록 매립·소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독자가 바로 점검할 다음 단계는 다음과 같다.

  • 거주 지자체의 폐현수막 조례·수거함 운영 여부 확인: 지역마다 체계가 달라 재활용 참여 경로가 제각각이다.
  • 공보물 수령 방식 점검: 종이 대신 디지털 열람이 가능한지 확인해 불필요한 폐기를 줄인다.
  • 총량 규제·친환경 전환 논의 모니터링: 향후 제도 변화가 발생량과 처리 비용의 방향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