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하면?
김초엽 소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각색한 동명 애니메이션이 3일 개봉했습니다. 핵심은 "너무 예쁘지 않게, 대신 결핍이 볼수록 사랑스럽게" 그린 소녀들이에요. 연필 러프 스케치 600컷, 제작 6년. 진짜 손맛 나는 작업이라는 거죠.
이게 왜 중요한 거예요?
요즘 애니는 화려한 CG가 기본값이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정반대로 갔습니다.
각색·제작을 맡은 허평강 감독(44)은 2019년 제작사 추천으로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접했어요. 7개 단편 중 '순례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고, 이듬해 판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
- 아날로그 고수: 연필로 그린 러프 스케치 600컷이 바탕입니다. 제작비가 넉넉지 않은 탓도 있지만, 2006년부터 일본 TV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해 온 감독에게 수작업은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고 해요.
- 클래식한 그림체 의도: 감독은 "기교가 화려할수록 메시지가 심플하게 다가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클래식하게 갔다는 거죠.
'결핍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무슨 뜻인가요?
캐릭터 디자인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귀마·요괴 초기 디자인을 맡은 위현송 씨가 참여했습니다. 감독의 주문은 딱 두 가지였어요. "너무 예쁘지 않을 것", 그리고 "그들의 결핍이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울 것".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핸디캡이 있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소녀들의 이야기거든요. 완벽하진 않아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원했다는 게 감독의 설명입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이라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에요.
제 일상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원작 팬이라면 비교하는 재미가 큽니다.
원작에서 소피는 편지를 받는 수신자에 그쳐요. 그런데 영화에선 행성의 규칙에 의문을 갖고 시초지로 향하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바뀝니다. 감독은 "소피가 누구이길래 데이지가 이런 편지를 남긴 걸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해 데이지와 소피의 관계성을 더했다고 해요. 감성 터치가 들어간 거죠.
다만 솔직히 말할게요. 요즘 미감과는 거리가 있어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습니다. 클래식한 그림체라는 게 누군가에겐 '정겹다', 누군가에겐 '올드하다'로 읽힐 수 있어요. 보러 가기 전에 이 점은 알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감독은 '데스노트', '명탐정 코난'을 연출한 베테랑이고, 이 영화가 한국에서 첫 메가폰을 잡은 작품입니다. 그는 "일본은 원작 판매 부수로 영상화가 결정되는데, 한국은 프로듀서와 배우의 '촉'을 믿고 도전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결론
요약하면, 이 애니는 화려함 대신 결핍과 손맛으로 승부하는 작품입니다. 너무 예쁘지 않은 소녀들이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워지는 구조, 6년 아날로그 작업, 원작과 달라진 소피의 능동성. 이 세 가지가 핵심이에요.
바로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이렇습니다.
- 원작 먼저 읽기: 김초엽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읽고 영화의 각색 포인트(소피의 변화, 데이지와의 관계)를 비교해 보세요.
- 그림체 미리 체크: 클래식한 수작업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예고편으로 결을 먼저 확인하고 관람을 결정하세요.
- '결핍' 키워드로 보기: 완벽함이 아니라 부족함이 매력 포인트인 캐릭터라는 의도를 알고 보면 감상 깊이가 달라집니다.